▲ 지난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문 연 조선미녀 팝업 스토어
전 세계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한국이 뷰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현지시간 어제(11일)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라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유럽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습니다.
르몽드가 K팝이 음악 시장에 미친 영향과 유사하다면서 마스크팩 등을 주목했습니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글로벌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의 유럽 상품 담당 부사장인 쥘리에트 칼로안은 "2019년 라네즈 제품 등록 이후 10여 개의 한국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세포라에 이어 최근엔 프랭탕과 갤러리 라파예트 등 백화점, 대형마트 체인 모노프리도 K-뷰티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파리 중심가 오스만 대로에 있는 프랭탕은 한국 브랜드 13개를 모아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갤러리 라파예트도 출입구 바로 앞에 조선미녀 팝업 스토어를 마련했습니다.
모노프리는 프랑스 내 350개 매장 중 100개 매장에서 조선미녀와 코스알액스의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프랑스 화장품을 사기 위해 꼭 들른다는 대형 약국에도 한국 화장품 코너가 생겼습니다.
201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중국인 여성 기업가와 스위스 투자자가 설립한 한국 화장품 매장 체인 '미인'도 프랑스 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11년 만에 유럽에 43개로 매장을 넓혔고 이 가운데 두 곳은 지난봄 파리에 문을 열었습니다.
미인의 공동 창업자 리린 양은 "유럽 대륙에 총 200개 매장의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의 또 다른 뷰티 편집숍 '오 마이 크림'도 매출의 5%가 한국 브랜드에서 나옵니다.
이 업체의 홍보 담당자 파니 모렐은 "K뷰티 트렌드는 일시적 열풍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르몽드는 파리의 약국형 매장이나 향수 매장, 대형 백화점이 판매 부진을 타개할 혁신책으로 한국 뷰티 업체에 문을 활짝 열면서 한국 기업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져 2022년 기준 한국은 프랑스, 미국, 독일 다음으로 세계 4위 화장품 및 개인 위생용품 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르몽드는 소개했습니다.
지난해엔 20% 성장하며 100억 유로 수출 장벽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에는 프랑스에 이어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습니다.
르몽드는 한국 화장품의 첫 번째 수출 시장인 중국의 소비가 감소하는 만큼 유럽 진출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아시아 화장품 시장분석업체 '아시아 코스메 랩'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플로랑스 베르나르댕은 "한국 브랜드는 중국 브랜드와 경쟁으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미 미국에선 '한국 교민→아시안→백인' 고객층으로 시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특히 미국 시장 진입에 15%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 기업이 유럽으로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장품 유통업체는 "그들(유럽 제조사)은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로레알, 클라랑스 등 프랑스 화장품 제조사가 이제 수출 시장뿐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도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르몽드는 전망했습니다.
업계는 한국 기업이 뷰티 시장의 다른 유망한 분야, 즉 두피 관리나 디바이스, 식품 보조제 영역까지 장악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