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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도 없는데 질주…'좀비 차' 막는 해킹 방지법 시행

<앵커>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해킹으로 통제하는 영화 속 장면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 같은 전자장치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동차의 사이버 보안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주부터는 국내에서도 강화된 자동차 보안 규정이 적용됩니다.

홍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멈춰 있던 테슬라 차량이 서서히 속도를 높이고, 방향을 틀더니 수풀 속으로 들어갑니다.

차량 안을 확인했더니 탑승자는 없습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보안업체 직원이, 노트북으로 원격 제어한 겁니다.

[좀 더 빠르게 가겠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된 상태이지만, 원격 제어로 주행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오오, 무서워라. 무서워라.]

차량의 전자제어장치, ECU에 초소형 컴퓨터를 연결해 인위적으로 원격 제어 환경을 만든 뒤 가상 해킹 실험을 해본 겁니다.

[정재우/아우토크립트 대리 : 장치는 그 데이터를 공격자가 보냈는지 아니면 원래 오토파일럿이 이거를 보냈는지를 구분을 못 하게 되거든요. 이걸 통해서 저희가 조작을 할 수 있는.]

차량 속 전자장치가 늘어나고 인터넷으로 차량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대가 되면서, 해킹된 '좀비' 차량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 소프트웨어나 통신 기능이 높아지면서 해킹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인 거죠.]

EU는 지난해 7월부터 유럽 내 생산·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해킹 방지를 위한 사이버 보안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오는 14일부터 보안 규정을 대폭 강화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국내 판매 차량에 대한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 인증을 의무화하고, 안전과 관련된 차량 소프트웨어 변경 시 국토부에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발전하는 만큼 자동차 보안의 중요성도 커지면서, 지난해 4조 7천억 원 수준이던 관련 시장 규모는 2034년 14조 원 규모로 커질 걸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방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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