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의 경로 우대 카드로 수백 번에 걸쳐 지하철을 무임승차한 30대 딸에게 법원이 2천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죠. 이렇게 명백한 범죄인데도, 매년 5만 건이 넘는 부정승차가 적발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부정승차 실태와 그 단속 현장을 동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청역.
한 여성이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지나갑니다.
잠시 뒤 역무원이 계단 아래로 쫓아가 여성에게 다가갑니다.
경로 무임 카드를 부정 사용한 승객이 적발되는 영상입니다.
또 다른 여성이 닫혀 있는 게이트를 밀고 지나갑니다.
마치 카드를 찍는 듯 행동했지만 시늉만 했을 뿐입니다.
이처럼 서울교통공사는 실시간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부정 무임승차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주요 판단 기준은 개찰구에 표시되는 색입니다.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개찰구에 표시되는 색깔이 다릅니다.
이렇게 경로 무임 카드를 대면 빨간색 줄이 뜹니다.
[박철희/영등포구청역 부역장 : 어린이는 초록색. 이제 청소년은 파란색. 그다음에 경로는 빨간색. 이렇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카드마다 개찰구에서 나는 소리도 다릅니다.
[박철희/영등포구청역 부역장 : 정상 카드 같은 경우는 그냥 한 번 '삑' 소리 나는데 이제 할인권 같은 경우는 '삐빅' 이렇게 두 번 올립니다.]
CCTV에 부정 승차 의심자가 포착되면 카드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 절차가 진행됩니다.
[박철희/영등포구청역 부역장 : T포털에 넣으면 성별하고 몇 년생인지 확인을 합니다. 아까 단속된 분은 61년생 여성분인데, 카드 내용을 확인해 보면 1957년생 남성분이시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단속을 나간 거고요.]
지난 3년간 부정승차로 적발된 건수는 매년 평균 5만 6천 건.
거둬들인 징수액만 26억 원에 달합니다.
올해는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3만 2천여 건이 적발돼 15억 7천여만 원을 징수했습니다.
공사는 부정 승차에 대해 민형사상 고발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2018년 아버지의 경로 무임카드를 6개월간 470차례 이용하다 적발된 30대 여성을 고발해 2천500만 원의 지급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역대 소송 가운데 최고액입니다.
[박철희/영등포구청역 부역장 : 보통 90% 이상은 처음 썼다고 하고요. 저희가 확인해서 보여드리면 그때는 더 역정을 내세요.]
서울교통공사는 지금까지 130여 건의 부정승차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며 최근 많이 사용되는 기후동행카드 부정 사용 예방 대책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준호·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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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동은영 기자와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Q. 과거 어떤 부정승차 단속 시도 있었나
[동은영 기자 : 부정 승차 사례 중 가장 많은 건 경로 우대용 카드 부정 사용입니다. 만 65세 이상으로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부모님 등의 카드를 이용해서 지하철을 돈을 내지 않고 타는 건데요. 서울교통공사는 2년 전 이걸 막기 위해 음성 안내 시스템 시범 사업을 운영한 적 있습니다. 개찰구에 카드를 떼면 "어르신 건강하세요"라는 음성이 나오도록 한 건데요. 낙인을 찍거나 무시하는 것 같다는 등의 반발이 심해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85세 이상 노인이 카드를 대면 역 관제센터 내에서 CCTV에 자동으로 알림이 뜨는 시스템을 현재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부정승차 막을 근본적 해결책은?
[동은영 기자 : 부정승차자들에게는 현재 승차 구간 1회권 요금과 요금의 30배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공사는 현재 30배인 과태료를 50배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형사상 책임까지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인데요. 부정승차자에 대한 엄한 처벌과 함께 부정승차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분명히 인식하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