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한미군사령관이 병력을 줄이는 걸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동시에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우리나라에 국방비를 더 내라는 요구를 준비한 정황도 확인돼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숙제가 쌓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김범주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이미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을 합니다.
[제이비어 브런슨/주한미군사령관 : 저는 숫자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능력을 고민합니다. 우리는 지난 6개월 동안 한반도에 5세대 전투기들을 배치했습니다.]
첨단 전력을 보강한다는 걸 전제로, 병력은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안보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변화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서, 지난 관세 협상 때 미국이 우리 측에 안보 관련 각종 요구를 준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 부처들 요구사항을 모은 8쪽짜리 '추가 협상 목표'라는 문건인데, 우선 한국 국방비를 현재 GDP의 2.6%에서 3.8%로 절반 가까이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도 현재 1조 5천억 원에서 추가로 1조 4천억 원 이상을 받아내기를 원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 주한미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한국 정부가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됐습니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실제로 이런 내용을 거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양국 발표에는 빠져 있는 내용들입니다.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을 놓고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런 요구들이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우리 측 입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