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군이 발견했다고 주장한 지뢰
지난달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 충돌의 불씨가 된 지뢰 폭발 사고가 양국 국경 지역에서 또 발생해 태국군 3명이 다쳤습니다.
현지 시간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 태국 동부 시사껫주에서 태국군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철조망을 설치하면서 순찰하던 중 갑자기 지뢰가 폭발했습니다.
이 사고로 태국 군인 1명이 다리를 절단했고, 다른 군인 2명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윈타이 수바리 태국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뢰 매설은 '오타와 협약'을 명백하게 위반한 행위라며 캄보디아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오타와 협약은 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협정으로, 태국과 캄보디아는 1997년에 모두 가입했습니다.
수바리 대변인은 "이번 사고는 캄보디아가 지속해서 먼저 무기를 사용해 왔다는 증거"라며 "휴전과 평화적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국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3번째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캄보디아가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새로운 지뢰를 설치하고 있다는 태국군 조사 결과를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지뢰행동피해자지원청(CMAA)은 보도자료를 내고 태국군 주장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CMAA는 "새로운 지뢰를 설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은 양국이 휴전하면서 만든 협력 정신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신뢰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지뢰 폭발 사고는 양국 군이 지난달 무력 충돌 후 불안하게 이어가던 휴전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로 합의한 지 이틀 만에 발생했습니다.
낫타퐁 낙파닛 태국 국방부 차관과 띠어 세이하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나 양국 국경을 따라 병력과 무기를 이동시키거나 증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은 10분 동안 소규모 교전을 벌였고,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숨졌습니다.
이후 지난달 중순 들어 1주일 사이에 국경 지역에서 2건의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해 태국 군인 8명이 다쳤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결국 지난달 24일부터 닷새 동안 무력 충돌을 했고, 양측에서 최소 43명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