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서 지름길을 택한다면 한반도 전력의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곧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현대화' 의제가 정면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합사령관이 전작권 전환 문제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한미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변화부터 한국군 역할 확대, 한국의 국방비 증액, 전작권 전환 등 다양한 쟁점을 포괄합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은 언제나 '조건이 충족됐을 때'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이뤄지길 희망해왔다. 진행 중에 조건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애초에 조건을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으며 그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단지 전작권 전환을 '했다'고 말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계획을 변경하려면 새로운 합의가 있어야 하고, 그 역시 군사적으로 조건을 갖춰야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전구급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검증하는데, ▲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 ▲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 3단계를 거치게 돼 있습니다.
현재 2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으로, FOC 대상 부대 검증은 대부분 완료됐지만 미래 연합사 관련 FOC는 아직 최종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 현대화'에 대해 "현재 처한 작전 환경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합리적 검토"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동북아 지역은 과거와 매우 다르며, 북쪽에는 핵으로 무장한 적이 있고, 러시아가 점점 북한에 개입·관여하고 있고, 중국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국군이 양안 문제에 개입하게 될 가능성을 묻자 "미국이 타이완에 가면 한국도 같이 간다는 식으로 기정사실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미동맹에서 적을 특정해 명명하진 않지만, 우리는 북한을 '배 바로 옆에 있는 악어'처럼 가장 근접한 위협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위협을 살펴보면 러시아가 연계돼 있다. 양국은 무기와 기술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러시아도 위협"이라며 "중국 해군은 제주 남방을 돌아 올라가 러시아 함대와 합류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이 두 나라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는 제35방공포병여단의 일부 전력을 지난 4월 중동으로 재배치한 것을 한반도 내 자산을 조정한 전략적 유연성의 사례로 들면서, 늘 병력 숫자보다는 역량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패트리엇 포대의 공백을 5세대 전투기가 상당 부분 보완했으며, 패트리엇 포대도 언젠가 업그레이드돼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논의될지는 모른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청돼 미국 군 통수권자와 직접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나 러시아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비대칭적 우위는 바로 동맹이다. 이 동맹은 북한, 중국, 러시아가 가진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긴장 완화 기조 속에서 UFS 기간 시행될 예정이었던 야외기동훈련의 절반이 다음 달로 미뤄진 데 대해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참의장이 물은 건 최근 자연재해 상황을 고려해 일부 조정이 가능한지였다. 한국 국민이 군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훈련 일정을 일부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한미군이 미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단독으로 실시하는 몇 가지 훈련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사령관이 캠프 험프리스에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 언론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주한미군 사령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