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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덩' 어민들 한숨…바다 점령하더니 싹 사라졌다

<앵커>

요즘 남해안 어민들은 해파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물고기 대신 해파리가 그물을 가득 채우는 통에 피해가 막심한데, 막상 이걸 잡으려고 하면 또 눈에 잘 띄지 않아 어민들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NN 김수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파리 구제 사업이 한창인 경남 고성군 앞바다입니다.

배 두 척이 나란히 뒤쪽에 연결된 그물을 끌며 해파리를 잡아들입니다.

하지만 오전 내내 그물을 끌어봐도 해파리 양은 턱없이 적고 크기도 작아, 그물 사이로 흘러내리기 일쑤입니다.

오전 6시부터 4시간 동안 수거된 해파리의 양입니다.

제가 있는 이 뗏목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이 잡히는 날도 있지만, 현재 뗏목의 4분의 1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바다를 가득 메웠던 해파리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자, 기껏 잡으러 나선 어민들은 당황스럽습니다.

[황갑돌/어민 : 바다 조업 나갔다가 철수해서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고, 해파리가 조금이라도 없어질 때까지 조업을 당분간 중단한 어민들도 있고 그래서 마음은 안타깝죠.]

전문가들은 이런 숨바꼭질이 반복되는 폭염과 폭우 때문에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경연/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 해파리가 표층에서만 서식하는 게 아니고 전수 층에서 먹이를 찾아서 이동하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해서 기상 상황이나 여러 가지 환경 요인에 의해서 바닥에 가라앉는 경우에는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설상가상 이런 숨바꼭질이 이어지는 사이 고성군의 해파리 구제 사업은 내일(9일)이면 예산이 바닥나 종료됩니다.

폭염과 폭우에 조업도 제대로 못 했는데, 신출귀몰한 해파리와의 숨바꼭질까지 더해지면서 어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준 KNN)

KNN 김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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