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는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가자지구에 있는 민간인을 이동시킨 뒤 하마스를 공격해 제거하겠다는 건데, 국제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난이 거셉니다.
파리 권영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보트를 탄 사람들이 바다에 노란 고무 튜브를 던집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가족들입니다.
[예후다 코헨/가자지구 억류 인질 아버지 : 네타냐후 정부는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네타냐후 정부는 그들을 죽이려고 해요. 제발 국제사회가 도와주셔야 합니다.]
인질들의 귀환을 위해 전쟁을 중단하라는 시위는 이스라엘 안에서도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부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새벽까지 이어진 10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를 점령하는 계획을 전격 승인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하마스 격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점령 세부 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10월 7일까지 가자시티의 민간인 약 80만 명을 이동시킨 뒤 대 하마스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승인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겠다고 처음 밝힌 직후 이뤄졌습니다.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FOX News 인터뷰) : (가자지구 장악은) 우리 사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겁니다. 하마스를 제거하고 가자지구에 자유를 확보한 뒤에 하마스가 아닌 민간 정부에 가자지구를 넘겨줄 겁니다.]
가자지구 완전 장악을 위한 첫 단계인 셈인데, 이스라엘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프랑스와 함께 두 국가 공존 해법을 지지하는 영국은, 가자지구 점령이 유혈 사태만 불러올 뿐이라며 즉시 재고를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생존 인질 20명의 안전과 병력 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과 공습으로 이미 생지옥으로 변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점령 작전이 현실화될 경우 더 큰 인도주의적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