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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가 훨씬 더 취약"…침수 피해 키우는 '이 구조' 때문

<앵커>

기록적인 집중 호우로 올해도 차량 침수 피해가 많았는데요. 지난 3년간 주행 중에 침수된 차량을 분석해 보니까 SUV보다는 승용차, 특히 외제 승용차가 침수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유가 뭔지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쏟아지는 빗줄기에 바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도로.

한 승용차가 웅덩이를 보지 못하고 진입하다 그대로 물에 잠겨버립니다.

대형 트럭을 따라가던 이 승용차는 보닛 위까지 물에 잠기며 멈춰 섭니다.

엔진룸으로 이어지는 공기 흡입구로 물이 흘러들면서 엔진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겁니다.

한 보험사가 지난 3년간 발생한 주행 중 침수 차량 4천200여 대를 분석한 결과, 이 중 3천 대가 승용차로 집계돼 SUV 피해보다 4배 더 많았습니다.

승용 세단의 엔진 흡입구 높이가 SUV보다 평균 30cm가량 아래쪽에 있다 보니, 침수 피해에 더 취약하다는 설명입니다.

[전제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차량 내부에는) 전자 계통도 많이 있다 보니까 그런 영향에 의해서도 침수가 될 수 있긴 한데, 결국에는 엔진 흡입구가 가장 결정적으로 역할을 차지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세단 중에서도 외제차 침수 피해가 더 큰 것 역시 엔진 흡입구 위치 탓이 컸습니다.

외제차가 전체 세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이지만, 침수 피해 세단은 45%가 외제차입니다.

외제 세단의 엔진 흡입구 평균 높이가 65.8cm로 국산차 72.6cm보다 낮아 침수 피해가 더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흡입구뿐 아니라, 차량 개구부 덮개 위치도 외제 세단이 좀 더 낮은 편인 데다, 외제차에는 터보엔진 등이 장착돼 공기 흡입 강도도 세기 때문에 구조상 물이 들어갈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장우성/자동차 정비 기능장(삼성화재 책임연구원) : 외제차 같은 경우에 세단 기준으로 터보차저가 달려 있는 차종들이 많기 때문에, 공기를 빨아들인 양이 워낙 세기 때문에, 같은 침수된 높이를 지나가더라도 엔진 쪽으로 물이 유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로 야간, 저지대에서 차량 침수 피해가 일어나는데, 서울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는 저지대로 분류되는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전체 60%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침수가 우려되는 도로에는 아예 진입하지 말고, 일단 진입했다면 물결이 일어나 흡입구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최대한 천천히 통과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최진회·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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