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켈리 맥키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국장(사진 가운데)과 DPAA 관계자들이 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에 유해발굴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 채널을 복원하는 데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발굴이 좋은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켈리 맥키그 DPAA 국장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행정부가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데 열려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며 "유해발굴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당시 집기 1기인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만난 1차 정상회담에서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수습 협력을 약속했고, 같은 해 8월 미국에 유해 상자 55개를 전달했습니다.
DPAA는 상자에 총 250명의 유해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감식해왔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102명이 미군으로 신원이 확인됐고, 약 90명은 한국군으로 추정돼 한국에 송환했으나, 이후 남북·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유해 발굴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맥키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는 데 열려 있다"고 전제한 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이 비핵화를 언급하는 한 북미 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비핵화와 유해 송환은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군 유해 발굴이 "(상호)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 사안은 북한을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과거 적국이었던 베트남뿐 아니라 현재 대립 중인 중국·러시아와도 인도적 차원에서 유해 발굴·송환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실제로 중국은 우리가 관세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여러 갈등 요인을 다루는 와중에도 '이건 별개다. 인도적 사안이다.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중국 랴오닝성에서 4주일째 한국전 당시 전투기 추락 유해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러시아와도 최근 소통 채널이 다시 열리면서 "지난달 러시아의 기록보관소에 다시 (접근을) 허가받아 기밀이 해제된 (전사자 유해 관련) 자료들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고 DPAA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DPAA는 '단일염기다형성(SNP)' 기술을 도입해 발굴된 유해들의 DNA가 오랜 시간이 지나 훼손됐더라도 친족 관계, 신원 확인 등의 정확도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만큼, 북한의 협조만 이뤄질 경우 유해 발굴·송환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DPAA는 오는 7일부터 이틀간 알링턴에서 한국전·냉전 시기 전사자 유해 발굴과 관련한 연례 보고회를 개최하는데, 여기엔 전사자 유족들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