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역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중요한 나라여서 예외적으로 장관급 대표단과 직접 협상에 나섰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SBS 라디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단에 한 말을 전했습니다.
[여한구/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우리가 딜을 다 맞추고 나서 마지막 부분에 트럼프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셨던 게 보통 대표단을 국가 정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아니면 직접 만나지는 않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국가이고, 또 한국을 굉장히 존경하기 때문에 직접 각료급과 만나서 협상을 한 것이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실제 39%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스위스는 켈러-주터 대통령이 직접 워싱턴까지 날아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협상과정에서 두 정상이 통화를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400억 달러가 넘는 스위스의 대미 무역 흑자를 지적하며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라고 막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1기와 2기의 협상 방식 차이도 언급했습니다.
1기 때는 주로 미 무역대표부(USTR)만 상대하면 됐지만, 지금은 재무부·상무부 등 다양한 채널이 움직이며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문서로 조율하고 나서 정상 발표가 이뤄지는 기존의 룰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 본부장은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에 주는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한구/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반도체나 바이오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최혜국 대우,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다른 나라에 주는 것과 결코 불리하지 않게 그렇게 주는 걸로 했기 때문에요. 지금 만약에 15%로 최혜국 세율이 정해진다 하면 우리도 15%를 받는 거지요. 앞으로 100%가 되건 200%가 되건 상관없이요.]
[김태현/SBS 라디오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가 100% 관세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지요?]
[여한구/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그렇습니다.]
여한구 본부장은 "이번 협상으로 소나기는 피했지만, 장마전선은 여전히 깔려 있다"며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AI 등 미래 산업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 김수형,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백지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