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직접 만나 약 3시간 동안 대화했습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위트코프 특사를 접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위트코프 특사를 맞이해 악수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약 3시간 뒤에는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위트코프 특사의 차량 행렬이 크렘린궁을 빠져나가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 회담에 배석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러시아 언론에 "그들은 매우 유용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회담 주제에 대해선 "먼저 당연히 우크라이나 위기가 다뤄졌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발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 측이 미국에 특정 '신호'를 전달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하는 신호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우리 대통령(푸틴)은 완전한 정보, 즉 우리의 신호와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신호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오늘의 대화 결과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 따라서 자세한 언급은 자제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받은 뒤에 중요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오전 모스크바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공항에 마중 나온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와 크렘린궁 인근 자랴디예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통보한 '데드라인'을 이틀 앞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8일까지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가혹한 관세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위트코프 특사는 푸틴 대통령을 대면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며 휴전을 압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작전에 대한 러시아의 목표에 변함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회동은 푸틴 대통령은 고강도 추가 대러시아 제재를 피하고 우크라이나 종전을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체면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기자들에게 "어떻게 될지 보고 (대러시아 제제를) 결정할 것"이라며 위트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거론했습니다.
러시아가 워낙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위트코프 특사의 이번 방문으로 휴전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가 드론·미사일 공격을 중단하는 '공중 휴전'을 제안할 수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전면 휴전과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요구합니다.
위트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은 이번이 올해 들어 5번째로, 지난 4월 25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지 약 3개월 반 만입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와 만난 직후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도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