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여러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출석해 7시간가량 대면조사를 받았습니다.
수사 대상 혐의가 방대한 데다, 김 여사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특검팀은 조만간 그를 다시 소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는 오늘 밤(6일) 8시 56분쯤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나왔습니다.
오전 10시 11분쯤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후 10시간 45분 만입니다.
김 여사는 건물 1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을 별다른 발언 없이 지나쳤다.
"조사에서 어떤 점을 주로 소명했나" 등 취재진 질문이 이어졌으나 답하지 않았습니다.
동행한 최지우 변호사는 김 여사 건강이 매우 안 좋다면서 자제를 부탁한다며 취재진을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 여사는 건물 바깥에서 대기 중인 경호차에 타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앞서 오전에 특검팀에 출석할 때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순으로 김 여사에게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여사는 진술을 거부하지는 않았으나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특검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캐물었지만,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6월 서울고검이 미래에셋증권 측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파일에는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 간의 약 3년간 통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는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육성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신문했습니다.
김 여사는 이 목걸이는 15년쯤 전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며, 순방 때 이를 빌려서 착용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실제 조사는 오전 10시 23분부터 오후 5시 46분까지 7시간 23분가량 이뤄졌습니다.
오전에 1차례 10분간, 오후에 3차례 총 50분간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 11시 59분부터 오후 1시까지 이어진 점심시간에 김 여사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오후 조사 이후에는 귀가할 때까지 이날 신문 내용이 기록된 조서를 열람했습니다.
특검팀 측에선 부장검사급 인력과 속기사가,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조사실에 들어갔습니다.
김 여사와 민중기 특검 간 별도 '티타임'은 없었습니다.
신문 과정에서 수사팀은 김 여사를 '피의자'로 호칭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날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특검에서 김 여사 측에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심야 조사를 하려면 당사자 동의가 필요합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 여사의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조사 대상 혐의가 방대하고 김 여사가 이를 대부분 부인하는 만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해 2차 대면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증거 인멸 우려가 커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