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위트코프 특사, 대러 제재 D-2에 모스크바 도착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현지 시간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휴전과 관련해 대러시아 2차 제재까지 거론하며 시한으로 제시한 8일을 이틀 남겨둔 시점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위트코프 특사가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러시아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가 맞았다고 전했습니다.

위트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담 여부입니다.

크렘린궁은 면담 가능성을 열어놨으며 이전에도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4차례 만났습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측에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경고를 구체적으로 전하며 전향적 태세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위트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 경과를 지켜보고 대러 제재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기자들에게 "어떻게 될지 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러 제재 및 방위 협력과 관련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조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최후통첩에 굴복하지 않고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4개 주를 완전 점령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촉발하고 싶지는 않지만 미국 및 서방과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놓치게 되더라도 전쟁을 앞세우겠다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로 인한 타격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차원에서 약간의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제재 저지를 위해 공중전에 한해 휴전하는 방안을 포함한 양보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드론·미사일 공격을 포함한 공습 중단은 우크라이나도 받아들인다면 긴장 완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하는 대러 제재에는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를 겨냥한 추가 제재도 포함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습니다.

우크라전 개시 이후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상한을 두며 제재하자 러시아는 소유 구조가 불분명한 노후 유조선을 동원해 원유와 가스를 내다 파는 그림자 함대를 운영해왔습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13척의 그림자 함대 유조선이 제재 명단에 올랐으나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에는 추가 지정이 없었다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내 논의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에 그림자 함대에 대한 추가 제재는 쉽게 취할 수 있는 첫 대러 제재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러시아를 향해 10일 이내에 평화를 이루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변함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