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또다시 노동자 인명 사고가 발생하자, 오늘(5일) 관계 당국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정부는 반복되는 사고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질타했고,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사의를 밝혔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 낮 30대 미얀마 노동자 A 씨가 감전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고속도로 공사 현장.
흰색 방진복을 입은 조사관과 과학수사대가 전기 분배를 조절하는 분전반 내부를 살핍니다.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 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에 나선 겁니다.
사고가 난 현장은 노동자들이 모두 철수하고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A 씨가 작업하던 곳은 경기 광명과 서울을 잇는 20km 길이의 고속도로 초입 부분인 1공구였습니다.
지하 터널을 만드는 지점에 비가 내려 빗물과 토사가 쌓이면서 물을 빼는 양수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평소 현장 정리를 담당해 온 A 씨가 지하 18m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고장 난 양수기를 들어 올리기 위해 A 씨가 벨트를 연결하러 가다가 감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과 국과수는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감식을 진행한 뒤 사고가 났던 양수기와 전선, 전선이 연결된 분전반 부속품을 수거해 누전 여부 등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또, A 씨가 안전모와 장화 외에 절연 장갑 등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비를 착용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한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올해만 벌써 4명.
지난달 29일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안전점검을 위해 모든 공사를 멈췄다가 재개한 지 하루 만에 또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대통령실도 이재명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면 다른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반복되는 사고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최재영·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