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중국 스타트업 대표와 직원들이 1심에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관찰자망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상하이시 제3중급인민법원은 화웨이의 핵심 기술과 인력을 빼돌린 중국의 스타트업 쭌파이(尊湃)의 장쿤 대표와 직원 등 총 14명에 대해 전원 유죄를 인정해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장 대표는 징역 6년과 벌금 300만 위안, 우리 돈 5억 8천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인원은 징역 2∼4년 또는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나머지 13명에 대해 내려진 벌금액은 총 1천만 위안, 약 19억 원이 넘었습니다.
법원은 쭌파이의 회사 자산 192억여 원을 동결해 몰수하고 기업을 강제 해산하도록 했으며 모든 자료를 폐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미국 국적의 장 대표는 베이징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유학 후 퀄컴에서 수년 동안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1년부터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입사해 약 10년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하며 단거리 통신 칩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이후 퇴사해 2021년 3월 쭌파이를 설립했고,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제시하며 화웨이 하이실리콘 인재 다수를 영입했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이직하기 전 화웨이의 칩 기술 정보를 필사하거나 캡처하는 방식으로 기밀을 빼돌리도록 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차세대 와이파이인 '와이파이 6' 연구·생산기업을 표방한 쭌파이는 핵심 기술을 몰래 훔치는 방식으로 칩 기술의 약 40개 포인트가 화웨이와 거의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고, 10여 개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와이파이 6 등 이들이 탈취한 화웨이 기술의 가치는 약 1천7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1심 판결은 2023년 말 상하이시 경찰이 쭌파이에 대한 수사에 성공하면서 중국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된 뒤 약 1년 반 만에 나왔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화웨이와 같은 선두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한편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의 발전에 있어 조급하게 성과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현지매체들은 짚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