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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도둑놈" 약값 바가지에 트럼프 '폭발'…"한국은 관세 15%인데" 스위스 무릎 꿇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수입품에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스위스 정부가 뒤늦게 새로운 협상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의 결정 배경에는 스위스산 의약품 '바가지 가격'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출처: Bloomberg Radio) : 스위스는 엄청난 양의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의약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이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제약사 17곳의 CEO에게 "약값을 가장 저렴한 나라 기준으로 내리라"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을 받은 기업에는 스위스 본사의 대형 제약회사 로슈, 노바티스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약값이 가장 높은 나라로 분류됩니다.

미국 보건복지부가 RAND 코퍼레이션에 의뢰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의약품 가격은 OECD 평균 대비 2.78배, 브랜드 약의 경우 4.2배나 높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미국 약값을 다른 선진국의 최저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입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는 미국에서 수십조 원대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유럽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해 왔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위스가 관세를 10%로 합의하려 했으며, 실제로 1,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일방적으로 거절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켈러-주터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스위스가 400억 달러가 넘는 대미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미국의 돈을 훔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9% 관세 폭탄을 맞은 스위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매력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제안에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와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는 무역 흑자 규모가 훨씬 컸던 한국, 일본, EU가 모두 15% 관세율을 적용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스위스는 보복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위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협상을 두고 "1515년 프랑스 전쟁 이후 최대의 패배"라고 혹평했고, 일부 산업계는 "제약회사들 때문에 다른 업계가 인질이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취재 : 김수형,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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