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신태용(54) 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이 위기에 빠진 '디펜딩 챔피언' 울산HD의 사령탑으로 선임됐습니다.
울산 구단은 오늘(5일) 제13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판곤 감독과 지난 1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한 뒤 발 빠르게 신태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12월 성남 일화(현 성남FC) 감독직에서 물러나 K리그 무대를 떠났던 신 감독은 13년 만에 복귀하게 됐습니다.
울산은 지난해 7월 홍명보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팀과 결별하면서 김판곤 감독을 후임으로 영입해 지난해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순항했습니다.
하지만 울산은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병행하는 힘든 상황에서 최근 11경기 연속 무승(K리그 3무 4패·코리아컵 1패·클럽월드컵 3패)의 수렁에 빠졌고, 결국 김판곤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현역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으로 활약한 미드필더 출신 지도자입니다.
1992~2004년 성남의 '원클럽맨'으로 뛰면서 401경기에서 99골 68도움을 작성한 신 감독은 6차례나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데뷔하던 해에 신인왕을 차지한 신 감독은 1996년 18골(24경기)로 득점왕에 오르고 K리그 최우수선수에 두 차례나 선정되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보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은 신 감독은 2005~2008년 퀸즐랜드 로어 FC(호주) 코치를 시작으로 2008년 12월 성남의 감독 대행으로 K리그 무대에서 처음 사령탑을 맡았습니다.
2012년 성남과 인연을 끝낸 신 감독은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 올림픽 대표팀 감독,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등 연령별 대표와 국가대표 A팀을 차례로 맡으며 지도자로서 성장했습니다.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이끌었던 신 감독은 지난 1월 경질된 뒤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신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를 이끌고 비록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썼고,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함께 지휘하며 2020 미쓰비시컵 준우승, 2022년 미쓰비시컵 4강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신 감독은 올해 1월 미쓰비시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경질됐고, 이후 대한축구협회 비상근 대외협력부회장과 성남FC 비상근 단장으로 활동하다 울산의 지휘봉을 잡고 현직 감독으로 복귀했습니다.
신 감독은 오는 9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SK FC와 K리그1 25라운드 홈 경기를 통해 울산 데뷔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공교롭게도 신 감독의 상대 팀인 제주는 성남 시절 '사제의 정'을 맺은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 "처음 울산의 제안을 받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담도 됐다. 울산은 K리그 강호로 꼽히는 팀이었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내 역량을 모두 쏟아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