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에 역사나 열차,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연기를 막을 수 있는 '방연 마스크'를 비치하도록 했는데요.
실제로 마스크로 연기 흡입을 막을 수 있는지, TBC 안상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3년 3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숨진 희생자 상당수는 유독 가스에 질식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질식사를 막는다며 도시철도 역사와 열차에는 방연 마스크나 방독면을,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방연 마스크를 비치하고 있습니다.
[김대현/대구시의원 (2023년 7월 21일, 302회 임시회) : 방연 마스크, 소방용 도끼와 같은 재난 대피 물품을 예시적으로 규정하였고 물품의 비치와 지원 기관을 지정하되 대구 시청사 등 단체장의 권한으로 물품을 비치할 수 있는 곳에는 비치를 강제하였고….]
말 그대로 연기를 막는 '방연 마스크'가 불이 났을 때 제 역할을 할까?
대구시청과 도시철도 역사, 도서관 등에 비치된 방연 마스크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방연 마스크로 조달청에 등록해 납품한 제품 대부분이 귀에 거는 마스크형이 아닌 수건형이었습니다.
이 마스크는 귀에 끼우는 것이 아니라 손에 끼워 사용자가 직접 입을 막아야 하는데요.
실제 사용해 보니 빈틈없이 코와 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무늬만 방연 마스크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도 수건형 방연 마스크는 불이 났을 때 연기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효과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한돈희 교수/전 한국호흡보호구학회 회장 : 수건형 마스크라고 하는 게 수건이지 그게 무슨 마스크예요? (귀에 거는 마스크도) 제대로 지금 밀착이 안 돼서 밀착도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최근 10년 동안 화재 사고 사망자의 25%, 부상자의 31%가량이 유독가스를 마셔 발생했습니다.
화재 골든 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비치한 수건형 방연 마스크가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도윤 TBC)
TBC 안상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