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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저희 신뢰 있으니까"…가짜 사이트로 속인 피싱 조직 46명 검거

칸막이와 책상이 놓인 한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나왔고.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

노트북과 서류 더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비상장 주식 투자를 빙자한 신종 피싱 조직 3곳을 적발하고, 조직원 등 46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공식 증권거래소를 정교하게 본뜬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투자자를 속였습니다.

사이트를 제작한 20대 남성 프로그래머 A 씨는 고등학교 중퇴 후 홈페이지 제작 경험을 활용해 맞춤형 피싱 사이트 64개를 만들었습니다.

[A 씨/가짜 투자 사이트 제작 : (그대로 따와서?) 여러 사이트를 따와서 만든 거예요. (디자인을 조합하는구나.) 네.]

브로커 B 씨와 C 씨는 이를 국내외 14개 피싱 조직에 판매해 매달 3천~4천만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사이트로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한 피싱 조직은 "상장이 임박한 주식을 싼값에 사면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며 주식 대금을 송금받고 실제 상장일이 되면 연락을 끊었습니다.

[피싱 조직원 : 선물로 지금 진짜 수익 엄청 많이 나고 있으니까, 이거 저랑 호흡 맞춰서 한번 해보시죠. 긴말 필요 없이 저희 신뢰에 있으니까.]

조직원들은 실제 회사처럼 직책을 나눠 콜센터를 운영했고, 경기·서울 일대 공실 상가를 단기 임차해 '떴다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속인 피해자는 182명, 가로챈 돈은 94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 92%가 50대 이상이었고, 많게는 한 60대 남성이 9억 원을 뜯기기도 했습니다.

80대 여성 피해자는 2개 조직에 연달아 속아 6억 원 넘게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A 씨와 B 씨 등 3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피싱 조직 총책과 조직원 등 17명을 범죄단체조직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취재 : 최승훈,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원형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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