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던 우리 군이 이번에는 아예 확성기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군은 남북 간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는데, 북한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군 장병들이 분해합니다.
결합된 스피커의 나사를 풀고, 연결된 선을 분리한 뒤 옮깁니다.
군은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시설 해체에 나선 겁니다.
[이경호/국방부 부대변인 :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철거 대상은 고정식 확성기 20여 대로 이번 주 안으로 모두 철거할 예정인데, 방송을 중단하면서 이동식 확성기는 이미 철수한 상태입니다.
군은 이번 철거가 북한과 협의를 거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과 관계 개선 방안의 하나로 한미 연합훈련 조정을 주장하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대북 확성기 철거에 대해 "잘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동영/통일부 장관 : (남북의)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런 조치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군은 한미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폭염 등을 이유로 이달에 예정된 일부 야외 기동훈련은 다음 달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의 잇따른 대북 유화 조치에도 북한은 대남 소음 방송만 중단했을 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군은 북한군이 확성기를 일부 정비하는 모습이 있었을 뿐 철거하는 모습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박진호,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