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남아공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7일부터 미국에 들어가는 남아공산 수출품에 30% 고율 관세가 부과됩니다.
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주요 외신들은 남아공 정부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 협력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축했다고 전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 분명히 해두자면, 이 위기를 겪고 있는 건 남아프리카공화국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미국과의 논의와 협상 과정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은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 기업에 대한 33억 달러 규모의 투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 미국산 닭고기 수입 규제 완화 등 이른바 '프레임워크 딜'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는 "33억 달러 투자와 같은 민간 중심의 제한적 제안은 트럼프가 요구한 대규모 고용 창출형 구조개편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정치적 갈등이 협상을 뒤흔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라마포사 대통령과 백악관 회동 중 남아공에서 백인 농민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남아공 대통령 : 대통령님, (백인 집단 매장지가) 어디인지 보고받으셨습니까? (아니요.) 저도 저곳이 어디인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좋아요. (남아공에 있는 겁니다.) 저희가 알아봐야겠네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제시한 증거들이 실은 엉뚱한 곳에서 촬영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로이터는 증거로 제시한 해당 사진이 지난 2월 남아공이 아닌 콩고민주공화국 고마에서 반군과의 대규모 전투 후 시신을 수습하는 영상 중 일부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조치로 남아공은 자동차, 농산물, 와인, 섬유 등 주요 산업에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CNN은 중국이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 대해 수입 관세를 면제하며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자국 쪽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아공 광물에너지장관은 "미국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의 1위 무역국은 이미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CNN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아프리카 자국 산업을 압도할 수 있다"며, 중국 의존이 또 다른 구조적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 김수형,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