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아비브에서 열린 인질 석방 촉구하는 시위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공개한 생존 인질 영상에 대해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현지시각 2일 밤,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두 인질의 가족과 통화했다"며 이같이 밝히고 "총리는 모든 인질의 귀환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생존 인질 2명의 영상 3개를 연이어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에 나온 에비아타르 다비드(24)와 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인 롬 브라슬라브스키(21) 모두 영양실조 상태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에서는 수만 명이 집회를 열고 네타냐후 정부에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의 석방 확보를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 제1야당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날 엑스에서 이스라엘 국민 다수가 가자지구 전쟁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며 "전쟁을 끝내고 인질들을 데리고 와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날도 이스라엘군의 공격 등으로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AP통신은 병원 관계자와 목격자를 인용해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식량을 구하려던 주민 최소 23명을 살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에서 식량 수령을 기다리던 주민 9명을 비롯해 19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6명이 추가로 숨져, 전쟁 발발 후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사망한 이가 175명(어린이 93명 포함)으로 늘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찾아 기도하고 "하마스의 끔찍한 영상에 대한 대응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주민의 자발적 이주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알아크사 사원은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언덕에 있다. 이슬람교도들은 이 언덕을 '알하람 알샤리프'로, 유대인들은 '성전산'으로 부른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3개 종교가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인데 종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의 도화선이 되기도 합니다.
치안유지 권한은 이스라엘에 있지만 성지 관리를 맡은 요르단은 경내 기도를 이슬람교도에게만 허용한다.
요르단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벤그비르 장관의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자 비난받을 만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