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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성 착취 폭로자 유족 "트럼프, 공범 사면하면 안 돼"

엡스타인 성 착취 폭로자 유족 "트럼프, 공범 사면하면 안 돼"
▲ 2013년 7월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법집행부가 발표한 성범죄자 명단에 포함된 제프리 엡스타인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의 성 착취 사실을 공론화한 뒤 지난 4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주프레의 유족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의 사면을 고려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프레의 가족들은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프레를 지칭해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 중 한 명이 "내 리조트에서 훔쳐간 직원이었다"고 발언한 것에 분노를 표하며 이렇게 요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주프레의 가족들은 "주프레가 맥스웰이 사악하고 엡스타인보다 더 잔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맥스웰에게 어떠한 자비도 베풀지 말아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맥스웰의 사면이 이뤄진다면 "역사상 가장 큰 정의의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여자친구였던 맥스웰은 엡스타인이 감옥에서 사망한 이후인 2020년 체포돼 다음 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미국 법무부 차관인 토드 블랜치가 맥스웰을 면담한 뒤 나왔습니다.

맥스웰은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블랜치 차관을 만나 엡스타인 사건 관련자 100명에 대한 진술을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를 두고 자신의 사면 가능성을 고려해 심문에 협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더해 맥스웰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오스카 마커스는 지난 29일 하원 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맥스웰에게 '관용'을 베풀어주면 그녀는 워싱턴DC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정직하게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우회적으로 감형 또는 사면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스웰 사면 의향에 대해 지난 28일 "지금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주프레의 가족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프레를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엡스타인이 훔쳐 간 직원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주프레의 가족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우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맥스웰의 범죄 행동을 알고 있었는지 묻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NBC 방송 등 여러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백악관이 엡스타인 스캔들에 대해 최대한 언급하지 않으려는 와중에 나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을 둘러싼 의혹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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