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암동 괴담의 진실은?
3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방송 최초로 공포 특집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하실의 여인-응암동 괴담'이라는 부제로 2002년 응암동 한 단독주택 지하실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암매장 시신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2002년 응암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실에서 의문의 물체가 발견됐다. 지하실 계단 아래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검은색 비닐이 발견됐고 이를 잡아당기자 그 안에 있던 사람의 발이 튀어나온 것.
거의 부패 없이 미라가 된 시신. 이에 조용하던 동네는 발칵 뒤집혔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옷은 여성의 것이었으며 최소 사망한 지 2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됐다. 50대 중반의 여성으로 밝혀진 시신.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주변 일대의 실종자를 추적했지만 공통점이 있는 실종 사건은 없었다. 이에 경찰은 미라가 된 시신의 지문을 복원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리고 건물주를 포함해 해당 건물에 살았던 세입자들을 추적했다. 하지만 건물주와 세입자들 중 누구도 혐의점을 밝힐 수 없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또한 취재를 통해 지난 10년간 해당 건물에 거주했던 이들 중 시신이 된 피해자를 포함해 7명이 사망했음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특히 마지막 세입자는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동안 살이 44kg까지 빠지고 이상한 꿈에 시달리며 이유 없이 몸이 아프더니 날이 갈수록 쇠약해졌다고 밝혀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해당 건물을 나온 뒤로는 건강을 회복했다는 것.
이러한 이야기들은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이에 귀신 목격담까지 떠돌았다.
시신 발견 3일 후 지문 채취에 성공한 경찰. 피해자는 55세 미혼 여성 이정혜 씨로 드러났다. 꽤 오래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 씨.
경찰은 피해자를 추적하던 중 동생과 연락이 닿았고 동생을 통해 시신이 이정혜 씨가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실종 당시 이 씨가 돈을 빌려간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했고 이후 실종되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피해자의 여동생은 언니가 실종된 후 언니를 추적하던 중 언니에게 돈을 빌린 주 씨를 만나게 되었고 이에 차용증까지 받아내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실종되던 당시 건물에 살던 세입자를 다시 찾아가 이 씨에 대해 물었다. 이 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전 세입자. 그런데 세입자는 이 씨가 실종되던 때 지인에게 지하실을 빌려준 적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그 지인이 바로 이 씨에게 돈을 빌려간 주 씨로 밝혀져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주민등록 말소 상태였던 주 씨. 경찰은 수소문 끝에 주 씨가 내림굿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게 되었고 무속인이 된 주 씨를 체포했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주 씨는 별 다른 저항 없이 체포되었고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그리고 오히려 잘 잡혔다는 반응까지 보여 눈길을 끌었다.
피해자가 실종되던 날 피해자를 만난 주 씨. 두 사람은 돈 문제로 몸싸움까지 벌였고 주 씨는 당시 지하실에 있던 쇠징을 가지고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자신이 판매하던 상품인 코트로 시신을 싸고 시멘트를 부어 암매장했다는 것. 주 씨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다 무속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피해자 부검 결과, 피해자가 완전히 사망하지 않은 상황에서 질식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강도 살인, 사체 은닉 혐의로 기소된 주 씨. 그는 우발적 범행으로 상해 치사를 주장했다.
1심 판결은 징역 15년. 이에 주 씨는 항소했고 채무 면탈 목적이 아니었다며 일반 살인을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항소를 기각했고 이때 피해자의 여동생이 가지고 있던 차용증을 강도 살인의 중요한 증거로 채택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