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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냉장고 안에 반려견…주인 "폭염 속 급성 심장병 악화 걱정"

가게 냉장고 안에 반려견…주인 "폭염 속 급성 심장병 악화 걱정"
▲ 냉장고 안에 반려견

최근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의 한 피자가게 냉장고에 반려견이 보관된 모습이 온라인에 퍼져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8시 10분 동물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한 피자가게 냉장고 안에 반려견 1마리가 있어 견주의 학대가 의심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 보니 냉장고 온도가 상당히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며 "견주를 상대로 동물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현장 출동 이후 관련 게시물이 사진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습니다.

해당 반려견은 생후 11년 된 암컷 몰티즈였습니다.

피자가게 업주이자 견주인 60대 여성 A 씨는 언론 통화에서 "급성 심장병을 앓는 '쿠키'(반려견의 이름)의 건강 악화가 우려돼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우리 쿠키는 최근 일주일간 급성 심장병으로 동물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겨우 퇴원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쿠키에게는 더위가 치명적이라고 했는데 매장의 에어컨이 고장 나는 바람에 냉장고 아래 칸에 방석을 깔고 잠시 머물게 했다가 밖으로 나왔다가를 반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사람이 먹는 소스류를 보관하는 냉장고에 쿠키를 둔 것은 제 불찰이었다"며 "폭염 속에 딸과 같은 우리 쿠키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고객분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하려면 '견주의 위해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까지의 해명을 보면 동물 학대 고의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반려견을 냉장고에 두는 것에 대해서는 견주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급성 심장병을 앓는 노견은 최근 잇따르는 폭염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각별한 관리를 당부했습니다.

문희섭 부산 21시 더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급성 심장병을 앓는 반려견은 더울 때 호흡이 어렵고 혈압도 오르는 증상을 보인다"며 "11살은 사람으로 치면 고령인데 여름철에는 온도를 낮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려견을 걱정하는 보호자의 마음은 이해가 되나, 에어컨이 고장 났다면 냉장고보다는 쿨패드 등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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