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전경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2022년 5월 10일 전면 개방됐던 청와대 관람이 오늘(8월 1일)부터 이재명 대통령 집무실 복귀 작업으로 전면 중단됩니다.
약 3년 2개월간 다녀간 관람객은 31일 기준 총 852만 130명입니다.
일반 관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청와대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습니다.
오전부터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관람객들은 70여 년간 '권력의 심장부'였던 역사적 공간을 어쩌면 마지막으로 둘러본다는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광주에서 두 자녀와 함께 상경했다는 A 씨는 "아이들에게 청와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해 무더위에도 오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역사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통영에서 어머니와 함께 청와대를 찾은 김 모 씨도 "저도 엄마도 청와대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어서 함께 관람을 신청했다"며 "어제 미리 서울로 와서 호텔에서 하루 지내고 왔는데 설렌다"고 했습니다.
경기 남양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70대 고 모 씨는 20여 년 만에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를 구경해 보고 20여 년 만에 다시 왔다"며 "당시와 무엇이 바뀌었는지 비교해서 관람하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고 기대했습니다.
대통령실 복귀 준비를 위해 보안 점검이 한창인 이날 청와대 관람은 녹지원과 옛 본관 터, 본관, 영빈관 4곳을 35분간 건물 밖에서만 둘러보는 제한 관람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집결지에서 간단한 주의사항을 안내받고 청와대 경내로 진입한 관람객들은 말끔하게 단장된 녹지원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1968년 청와대 내 정원으로 조성된 녹지원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장애인의 날 행사 등을 치르는 야외행사장으로도 사용된 곳입니다.
해설사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관람객들은 녹지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녹지원 옆 오솔길을 지나 다다른 옛 본관 터에서는 진지한 역사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1939년 일제의 총독 관저로 지어진 옛 청와대 본관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무대'라고 이름 붙였고, 4·19 혁명 이후 윤보선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개명했습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친일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광화문 총독부 건물과 함께 철거했다고 해설사가 설명하자 관람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청와대 본관은 직원들의 보안점검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해설사가 목소리 톤을 낮추자 관람객들은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워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한 관람으로 인해 짧은 시간 건물 외부를 둘러본 일부 관람객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을 끝으로 일반 개방을 마친 청와대가 다시 시민들의 발길로 떠들썩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보안점검과 일부 시설의 개보수를 마친 뒤 청와대 일부라도 개방해 관람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