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8월 방위산업의 날 기념식에 애국가를 부르는 강신철 대장(앞줄 제일 오른쪽)과 양용모 대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누가 제45대 합참의장이 될 것인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우리 군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군을 길들일 현역 서열 1위의 자리인 만큼 정부도 차기 합참의장에 누구를 앉힐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눈치입니다. 사관학교와 학군, 3사 등 출신도 다양한 육해공군 고위 장성 여럿의 이름이 오르내리다 현재는 2명만 남은 형국입니다.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과 양용모 해군참모총장(해군 대장)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대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메모에 적힌 교체 대상 대장 4인에 포함됐습니다.
강신철 부사령관은 12·3 계엄의 원동력인 육사 출신임에도 실력 하나로 살아남았고, 양용모 참모총장은 "김명수 현 합참의장에 이어 또 해군이 합참의장 하냐"는 핸디캡에도 내란 종식 가점이 인정돼 의장 최종전까지 올랐다는 평입니다.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 체제의 성공에는 강신철 부사령관이, 육군에 뿌리내린 계엄의 DNA를 솎아내는 내란 종식의 성공에는 양용모 참모총장이 각각 강점이 있어서 정부의 판단이 엎치락뒤치락한다는 전언입니다.
'언제나 1등' 강신철이냐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은 1968년 서울 출생으로 육사 46기입니다.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이두희 현 국방차관과 육사 동기입니다. 생도 시절부터 성적이 뛰어났고, 임관 이후에도 두각을 나타내 중위 때 대통령 경호실 지원 부대인 55경비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육군대학 수석졸업을 시작으로 소령·중령·대령·준장 1차 진급의 신화를 썼습니다. 소장만 2차 진급했을 뿐, 중장과 대장 계급도 1차로 달았습니다.
강 부사령관은 2개 정부의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11사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까지 역임했습니다. 야전과 국방부, 합참, 청와대를 두루 섭렵했습니다. 적어도 육사의 앞뒤 5개 기수 중 가장 뛰어난 군인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군인이 없을 정도입니다. 국방부 고위 소식통은 "안규백 국방장관이 문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령에 약하고, 그래서 합참에 권한을 많이 주겠다고 했다", "안 장관이 합리적으로 결심할 수 있도록 군령의 조언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군은 강신철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내란 종식을 기한 없는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12·3 계엄의 중추인 육사 출신 현역들에 대한 숙군이 불가피합니다. 강 부사령관이 육사 출신인 것은 차기 합참의장으로서 단점입니다. 민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육사에 반감을 느끼는 기류가 당정 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강신철 부사령관이 계엄 장군 여인형으로부터 내쫓아야 할 대장으로 지목됐고, 계엄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는 점은 강 부사령관의 '육사 주홍글씨'를 옅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내란 종식' 양용모냐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1967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해사 44기입니다. 사관학교 수석 졸업생입니다. 수상함 특기 장군들이 득세하는 해군에서 최초로 잠수함 특기 참모총장으로 기록됐습니다. 국방부 국방운영개혁추진관,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잠수함 특기 장교로서 드물게 국방부와 합참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합참의장 후보 경쟁력 플러스 요인입니다.
양용모 참모총장은 계엄과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내란 종식 국면의 육사 숙군 작업에서 양 참모총장은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숙군에 적격인 합참의장이라는 뜻입니다. 단점은 김명수 합참의장에 이어 또 해군이 합참의장을 맡는다는 것입니다. 국방부 고위 소식통은 "관례상 공군에서 합참의장이 나올 차례였지만 공군이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리는 바람에 양 참모총장이 어부지리로 부각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가 오폭, 기총·연료통 투하, 알래스카 화재, 일본 전투기 출격 등 잇단 사고로 공군은 자폭한 셈입니다.
합참의장 인선에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 국방부 인사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용산 총무비서관실의 인사팀장이 교체된 것입니다. 인사팀장이던 K 씨는 이번 주 초 안보실 행정관에 보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 씨가 총무비서관실 인사팀에서 나옴에 따라 합참의장을 비롯한 장성 인사에 유의미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