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전역에 극한 호우가 쏟아진 17일 오후 광주 북구 신용동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극한호우가 쏟아졌던 광주 북구에서 수문을 닫은 뒤 배수 펌프 가동이 6시간이나 늦어져 침수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구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북구는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 영산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되자 강물 역류를 막기 위해 용전동 신용산교 수문을 포함한 관내 11곳의 하천 수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빗물이 자연 배출되지 않아 펌프를 통해 강제로 배수해야 했지만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펌프는 오후 9시 21분이 돼서야 가동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문을 닫은 지 약 6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수문이 닫힌 뒤 펌프 가동까지 공백이 길어지면서 용전천 일대 농경지와 저지대 마을이 물에 잠겼고 주민 피해가 확산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문은 북구가, 펌프는 농어촌공사가 각각 관리하고 있는데 극한호우 상황에서 두 기관이 소통조차 하지 않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용전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수문을 닫았다면 바로 펌프를 돌리도록 (북구청이) 전화 한 통이라도 했어야했다"며 "제때 펌프만 가동했어도 침수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기관은 수문과 펌프 관리 주체가 달라 절차대로 대응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구 관계자는 "수문은 지자체, 펌프는 농어촌공사 소관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펌프 작동 여부를 판달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며 "다만 서로 소통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도 "펌프를 가동하는데 워낙 비가 많이 왔던 탓에 직원이 접근해 작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펌프 용량 자체가 작아서 침수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시설 확대 등을 북구에 건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