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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소고기 등 추가 개방 문제로 고성 오가…비망록도 작성"

김용범 "소고기 등 추가 개방 문제로 고성 오가…비망록도 작성"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오늘(31일)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오늘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식량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김 실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 한미 정상회담 날짜가 잡혔나.

▲ (트럼프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아라'고 했다는데, 대통령 일정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2주 내로 됐고 외교라인에서 구체적 날짜와 방식을 협의하게 될 것입니다.

- 이번 관세협상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반출, 방위비 무기 협상 등은 포함 안 됐나?

▲ 그건 별개의 이슈이고 같이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고정밀 지도, 농축산물 등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일 많이, 제일 일찍 논의한 분야인데 이번에는 통상 위주로 신속하게 급진전하면서 그건 우리가 방어한 것입니다. 그쪽에 대한 추가적인 양보는 없습니다. 이번 딜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주가 돼서 했습니다. 그래서 통상 분야 중심으로 이뤄졌고, 안보 등 문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 같습니다.

- 쌀, 소고기 개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 맞습니다. 개방이 아닙니다. 미국은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을 두는 나라가 전 세계 3개뿐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미국 소고기 수입 1위 국가가 대한민국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고성이 오갔을 것이고, 우리 정부 내에서 협상 전략이 오갈 때도 부처 간에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판단할 때는 농축산물이 가진 정치적 민감성,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감안해 추가개방 막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에는 농산물도 포함이 됐는데?

▲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과 나눈 대화인데 농축산물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고, 합의된 게 없습니다.

-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한국이 기존에 누리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는 사라지나?

▲ 맞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12.5%가 맞는다고 마지막까지 주장했습니다. 저는 끝까지 주장했는데, 여러분이 미국식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들었겠지만, (미국 측에서) '우리는 이해하는데 대통령은 모두 15%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걸 하려고 하면 여러 틀이 흔들립니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12.5%가 맞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말씀대로 FTA라는 게 상당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관세와 관련해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협상을 보면, 세계무역기구(WTO)나 FTA 체제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에 추가로 요구한 것이 있나? 결과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 협상이라는 건 당연히 다 만족한다고 할 수 없고, (자동차) 12.5% 관세가 관철되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조선업 펀드는 일종의 특화 펀드여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조선업을 키울 수 있다는 쪽으로 얘기하면 일반펀드 규모가 줄어드니까 그렇게 했는데, 미국이 그렇게까지는 투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명한 영역입니다. 일반 펀드가 2천억 달러에 조선 특화 펀드가 1천500억 달러인데, 내역이 세분돼있지 않지만, 우리가 1천500억 달러로 이해한다는 것은 미국도 압니다. 당연히 러트닉 장관과 잠정적으로 합의한 안보다는 다소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꽤 질서 있게 이뤄졌다고 봅니다.

- 온라인플랫폼법이나 AI(인공지능) 칩 관련 협의는 없었나? 펀드는 전부 직접 투자인지?

▲ 온라인플랫폼법, AI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는 없습니다. 아무 관련 없는 이야기입니다. 펀드 2천억 달러 중에는 직접 투자도 일부 있겠지만 비율이 높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이라고 봅니다. 보증이 제일 많은 금액을 차지할 것 같고 그다음이 대출인데, 직접 투자는 비율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매우 낮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한도'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 협상을 참고해서 펀드에 세 가지 요소가 다 포함된다는 사실을 비망록에 적어놨습니다.

- 직접투자의 구체적 액수를 밝힐 수 있나?

▲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모호한 게 좋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셀렉트'(select·선택)를 해준다고 하니까, 사업이 오면 투자적격인지, 대출해줄 만한지, 보증할 수 있는지, 이런 것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세부적으로 다뤄질 것입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메시지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구매가 나오는데?

▲ 구매는 1천억 달러로 LNG와 원유, 약간의 석탄 등 주로 에너지 분야입니다. 이것은 통상적으로 수입하는 규모여서 무리가 없습니다. 이번 딜 때문에 추가로 없는 수요를 만들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중동산을 미국산으로 바꾸는 정도의 구성 변화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늘, 우리 경제 규모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입액이기 때문에 구매에 무리가 없습니다.

-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것은?

▲ (관세협상 관련 보고는) 통상적으로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것보다 훨씬 길게 받으셨습니다. 어제 비상경제점검TF도 대통령과 실장들의 관련 회의 때문에 10분 정도 늦게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이 보통 1시간 전쯤 모두발언을 보고 고치시는데, 어제는 집무실에서 7층 회의실까지 걸어가면서 (모두발언을) 보셨습니다. (대통령이) 엄청나게 이 주제에 집중하셨습니다. 저도 오늘 새벽에 2시이건 3시이건 전화와 보고를 드렸습니다. 제가 여기 온 이후로 이 일만큼 그렇게 집중해서 직접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정밀하게 다 보셨습니다. 국익이 최우선이다, 당당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머지 말씀이나 행보는 대외적으로 협상과 관련돼 드러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강유정 대변인이 24시간 보고받는다고 한 게 그냥 한 말이 아닙니다.

- 반도체·철강 등 품목 관세는 어떻게 됐나?

▲ 추후 반도체나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가 있으면 다른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우리도 같은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적시해놨습니다.

-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 구체적인 부분을 깊게 논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논의를 많이 했고 비망록에 정리했지만 공개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이해와 기대가 무엇인지는 미국이 알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의 표현을 논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정도로 딜이 되고 있지 않고, 일본이 안 했는데 우리한테 해줄 리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확보해놨습니다. 90% 부분에 관해서는 설명이 다 다릅니다. 원문에는 '투자로부터 이익의 90%를 '리테인'(retain·보유)한다'고 돼 있습니다. 백악관 '팩트 시트'(fact sheet)에 나온 이야기인데, 펀드의 구조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추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석하기로는 재투자 개념일 것 같습니다. 사업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미국이 정말 좋은 사업을 추천하고, 구매 보증을 해주고 이익이 나면 계속 머무르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것은, 정상적 문명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물어보면 (미국 측은) 명확하게 답을 하지 않고 말이 달라지는 게 있습니다. 펀드가 구성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하는 단계에서 구체화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우리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펀드가 운용되도록 입장을 개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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