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1일)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불확실성을 해소했습니다.
다만 미국에 자동차, 농산물 시장 등을 완전 개방하기로 하면서 업종별로 협상에 따른 손익을 따지며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90포인트(0.74%) 오른 3,254.47에 장을 마치며 연중 고점을 재차 끌어올렸습니다.
이날 종가는 2021년 8월 9일(3,260.42)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표단과 면담한 뒤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는 15%이고 미국산 제품은 한국에서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1천억 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와 다른 에너지를 수입하기로 했으며,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관세 타결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도 있었던 만큼 시장은 관세 협상 타결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상승 폭을 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3일 일본과 미국의 무역 협상 타결 때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3.5% 급등한 바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율 조정 등은 언급되지 않아 세부 내용이 확인될 때마다 관련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중에는 실적뿐만 아니라 관세 협상 내용을 주시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대체로 약세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2%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만 0.15% 올랐습니다.
금리 동결 자체는 시장이 예상한 것이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관세 정책에 대해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해 연준의 관망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습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3.0%(전기 대비 연율)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0.5%)에서 깜짝 반등했습니다.
다만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나타났던 일시적 재고 확보 요인이 낮아지면 수입이 급감한 영향으로 해석되며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장 마감 후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각각 11%, 8%대 급등 중인 것은 국내 인공지능(AI)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