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과 일본의 현대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중국 현대미술가 우관중 작가는 수묵화와 모더니즘을 융합하고, 또 일본의 설치미술가 시오타 치하루 작가는 삶과 죽음의 연계를 통한 치유를 추구합니다.
이주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우관중 : 흑과 백 사이 / 10월 19일까지 /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높다란 흰색 외벽 앞에 고목이 푸른 잎을 피워내고 제비 두 마리가 날아들고 있습니다.
흰색 면과 검은 먹선이 가로 세로로 교차하며 몬드리안 스타일의 분할을 보여줍니다.
15년이 지나 다시 그린 비슷한 풍경에서 흰 외벽의 가옥은 추상적인 형태로만 남고 두 마리 제비 역시 단순해졌습니다.
또 14년이 흘러 이젠 완전한 추상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점, 선, 면의 흑백 구도로 수묵추상화를 완성했습니다.
[나디아 라우/홍콩예술박물관 큐레이터 : 우관중 작가는 중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이고, 그래서 중국 미술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흑과 백의 조화를 통해 중국의 전통 수묵화 감성과 서양의 모더니즘 표현 기법을 융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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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urn to Earth / 9월 7일까지 / 가나아트센터]
천장에서 검은색 실들이 얽힌 채 아래로 드리워집니다.
가운데 부분에 길게 내려온 실들은 바닥에 쌓인 흙더미로 이어집니다.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실이 흙과 연결되며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육체를 시각화했습니다.
단단한 재질의 붉은 철사와 유리는 증식하는 세포의 이중적 성격을 드러냅니다.
2017년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인체를 구성하고 있기도 하지만, 또 공격도 하는 세포라는 존재의 특성에 주목한 겁니다.
[시오타 치하루/작가 :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작품 활동을 계속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가에게 실은 상처받은 존재가 연결하고 기억하고 또 치유에 이르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