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약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평균은 0.50%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인 지난 1분기(0.49%)보다 0.01%포인트(p), 작년 2분기(0.39%)보다 0.11%p 높아졌습니다.
4대 은행의 중기 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 2022년 2분기 0.20%로 떨어졌다가 2023년 0.3%대, 2024년 0.4%대를 넘어선 뒤 올해 2분기 말 0.5%까지 올랐습니다.
4대 은행 중에 우리은행 중기대출 연체율이 0.59%에 달했습니다.
팩트북 자료가 있는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하나은행은 0.54%로 지난 2017년 1분기(0.69%)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KB국민은행(0.50%→0.42%)과 신한은행(0.49%→0.46%)은 전 분기보다는 연체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1분기 수치가 국민은행은 2016년 2분기(0.50%) 이후, 신한은행은 2017년 2분기(0.52%)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중소기업 특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2분기 말 기업(중소기업) 연체율이 0.93%로, 전 분기(0.92%)와 작년 2분기(0.78%)보다 각각 0.01%p, 0.15%p 높아졌습니다.
이는 지난 2011년 3분기(0.99%)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국내은행 전체 기준으로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5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5%로, 전월보다 0.12%p 올랐습니다.
지난 2016년 5월(0.95%)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연체율이 눈에 띕니다.
건설 경기 부진에 따라 전반적으로 상승세입니다.
국민은행(1.04%→1.12%)과 신한은행(0.64%→0.88%), 우리은행(0.57%→0.72%)은 전 분기보다 건설업 연체율이 상승했습니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팩트북 자료가 있는 2017년 3분기, 2019년 1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도소매업 연체율도 높은 편입니다.
우리은행(0.61%→0.82%)과 하나은행(0.43%→0.63%)에서 전 분기 대비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수출업종과 도소매 등 경기민감업종, 건설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은행권 연체율 상승은 내수 회복이 늦어지고 기업 경영 여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지만, 관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연체율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신한금융 방동권 최고리스크담당자(CRO)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모든 업권 건전성이 악화 추세를 보였다"며 "실물시장, 성장률, 국내 정세 등을 고려하면 턴어라운드(개선)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추경 집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금리인하 효과 등이 어우러진다면 하반기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관세나 가계부채 강화 조치 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나금융 강재신 CRO도 "연체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어느 정도 추세는 꺾이지 않고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금융 염홍선 CRO 역시 "미국 압력이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 여파 등 향후 건전성 관리에 부담 요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