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워 시간 단축 협조 요청 안내문
"샤워는 5분 이내로 협조 부탁드립니다." 피서 절정기를 맞아 강원 동해안 대표 해수욕장인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유료 샤워장에 피서객을 위해 붙은 안내문입니다.
경포해수욕장 피서객들이 모래가 붙은 발을 씻는 용도로 설치해 놓은 수돗물이 나오는 2개의 수도꼭지는 아예 빼 버렸습니다.
경포해수욕장 북쪽 공중화장실에도 저수율 25% 미만으로 떨어지면 폐쇄하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심각한 가뭄이 좀처럼 해갈되지 않는 가운데 강릉시 주 상수원의 저수율이 또다시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물난리가 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강릉에는 13∼20일 128.2㎜(기상자료 개방포털)에 불과, 상대적으로 적은 비가 내려 가뭄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29일 현재 저수율은 33.8%로 평년 같은 기간의 68.0%, 작년 같은 기간 55.7%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14일 한때 26.7%까지 떨어졌던 저수율이 비가 내린 뒤 23일에는 36.7%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저수지 물은 다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민 최 모(60) 씨는 "오봉저수지를 직접 올라가 보니 맨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등 생각보다 가뭄이 매우 심각한 걸 알게 됐다"며 "실제 상황을 보고 난 뒤 저절로 물을 아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가뭄 장기화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임시휴장에 들어간 공공수영장 휴장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강릉시청 등 공공기관의 수돗물 수압은 물이 졸졸 나올 정도로 약하게 해 놨습니다.
또한 지난 26일부터 8월 17일까지 강릉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처음으로 야심차게 선보일 예정이던 하루 최대 1천600명 수용 규모의 어린이 실내 물놀이장인 '2025 강릉썸머아레나' 개장도 아쉬움 속에 잠정 연기했습니다.
시 관계자는 "실내 물놀이장 개장 문의가 이어졌으나 고심 끝에 연기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기상 여건 및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 바로 개장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는 물관리를 담당하는 부서 직원들이 대관령에서 간절함을 담아 두 차례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저수율이 다시 하락하는 상황에서 물 사용량이 많은 피서 절정기 '7말·8초'를 맞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분간 반가운 비소식이 없는데다 1천 실 규모의 대형 리조트가 새로 문을 열고 밤에는 초열대야, 낮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무더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