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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살해 치밀한 사전 준비…총기·폭발물 실험까지

아들 살해 치밀한 사전 준비…총기·폭발물 실험까지
▲ '인천 송도 사제총기 사건' 아들 살해한 60대

생일잔치를 열어 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은 아들 집에 온 지 2시간여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9일 인천경찰청의 언론 백브리핑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A(62)씨는 지난 20일 오후 7시 6분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아들 B(33·사망)씨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날은 A씨의 생일로 B씨가 잔치를 열었고 B씨, 며느리, 손주 2명, 가정 교사 등이 함께 있었습니다.

A씨는 이들과 생일잔치를 하던 중 오후 8시 53분 편의점을 다녀오겠다며 인근 공영주차장에 세워둔 렌터카에 보관 중인 사제총기를 들고 오후 9시 23분 아파트 33층의 아들 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A씨는 현관문을 열어준 B씨의 가슴과 복부를 향해 사제총기를 총 2회 발사했습니다.

A씨가 B씨 집에 온 지 2시간 17분 만에 아들을 살해한 셈입니다.

B씨의 아내와 손주는 곧장 A씨를 피해 각각 다른 방으로 도망치자 A씨는 "너희들 다 이리 와라. 조용히 해라"라고 말하며 이들을 쫓아갔습니다.

또 다른 방에서 모친과 영상통화를 하던 외국인 가정 교사는 총소리를 듣고 집 밖으로 도망쳤습니다.

A씨는 그를 추격하며 총기를 1회 격발했으나 탄환은 현관문 도어락을 맞았고 33층 비상구 복도까지 쫓아가 추가로 1발을 더 쐈으나 불발됐습니다.

A씨는 33층 복도에서 가정교사가 떨어뜨린 그의 휴대전화를 주웠고 이 과정에서 가정교사 모친이 피의자 얼굴도 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씨 아내는 거실로 나와 자식들과 같은 방에서 몸을 숨겼습니다.

이후 A씨는 아들 집으로 돌아가 총알을 재장전하고 피해자 가족들이 숨은 방 앞에서 대치하다가 며느리가 112에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나와 비상계단을 통해 아파트 16층까지 걸어서 내려왔습니다.

그는 도주 중에 아파트 27층에 있는 재활용 수거함에 가정교사의 휴대전화를 버렸고 오후 9시 42분 16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살인 범행 전날인 지난 19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인 지난 20일 오후 4시 53분까지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아파트 내에 시너 34L(리터)를 9개 용기에 나누어 담고 점화장치를 연결했으며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발화 타이머도 설정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피해자들을 살해할 것을 계획하고 우연히 보게 된 사제총기 제작 관련 영상을 참고해 총기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파이프 손잡이 등을 구매했습니다.

A씨는 총기 제작을 마친 뒤 자택에서 주변 소음으로 범행 계획이 들통날까 봐 탄환의 장약을 빼고 실제 격발이 되는지 실험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방화를 위해 폭발물을 제조해 불을 붙여보는 실험을 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달에는 자신의 주거지 방화를 목적으로 타이머와 콘센트, 시너, 전선 등 인화성 물질 등을 구입했습니다.

경찰은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로 A씨를 오늘(3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범행도구 제작법을 습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등 약 1년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다"며 "추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폭발물 위력의 분석 결과에 따라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폭발물사용죄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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