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 상병 특검팀이 당시 순직 사건을 규명하는 조사 과정에서 외압 정황이 기록된 국방부 수사단장의 수첩을 확보했습니다. 어제(29일) 특검에 출석한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참석자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은 오늘 새벽까지 17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채상병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이 재작년 8월 자필로 쓴 20여 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했습니다.
같은 해 7월 31일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직후,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 넘긴 초동 수사기록이 다시 국방부 조사본부로 회수됐습니다.
사건 재검토에 나선 김 전 단장의 수첩에는, 채 상병 사건 외압 정황으로 볼 수 있는 지시 내용이 상세히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측근인 박진희 당시 군사보좌관이 '임성근 전 사단장의 혐의가 너무 많다. 방어권을 보장해 줘야 된다'거나, '이첩한 혐의자보다 향후 경찰이 적게 입건할 경우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적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단장은 또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차례 수정된 보고서를 모두 남겨뒀었는데, 특검팀이 이 공문서들도 확보했습니다.
그제 특검에 출석한 박 전 보좌관은 수첩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외압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VIP 격노' 회의 당시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배석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17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태용/전 국정원장 : 조사할 때, 제가 아는 대로 다 진술했습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차장 등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기존 입장을 뒤집고, 최근 특검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시인하는 진술을 했습니다.
특검팀은 경찰 이첩 기록 회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내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