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영국, 팔레스타인 국가인정 예고…"9월까지 가자 위기 끝내야"

영국, 팔레스타인 국가인정 예고…"9월까지 가자 위기 끝내야"
▲ 키어 스타머 총리

영국이 이스라엘이 오는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거라고 예고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현지 시간 29일 각료회의 이후 연설을 통해 "두 국가 해법이 위기에 처해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라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름 휴회 기간에 각료회의 소집은 드문 일입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인 조처를 하고, 휴전을 달성하며,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 과정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이 유엔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지체 없이 재개하도록 허용해야 하며,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습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서도 인질을 모두 풀어주고 휴전에 동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가자지구 정부에서 아무런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수용하고 무장해제를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달성됐는지 영국 정부가 9월에 평가하고 나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당은 지난해 총선 기간 공약집에 "'두 국가 해법'으로 이어질 새로운 평화 과정에 대한 기여로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전념한다"고 명시했으나 구체적인 인정 시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노동당도 전임 보수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맹방인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모호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스타머 정부의 이번 발표는 영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프랑스가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스타머 정부에 대한 압박도 커졌습니다.

앞서 하원의원 220명 이상이 스타머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특히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와 샤바나 마무드 법무장관 등 내각 주요 장관들도 총리에게 이를 요구했습니다.

하원의원들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영국이 밸푸어 선언을 작성했고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했다는 점에서 영국의 팔레스타인 인정은 특히 강력할 것"이라며 "이 같은 인정은 위임통치 아래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밸푸어 선언은 1917년 아서 밸푸어 당시 영국 외무장관이 유대인의 대표 격이었던 월터 로스차일드에게 보낸 서한 형식의 발푭니다.

영국 내각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을 위한 민족적 고향' 수립을 지지하고 노력한다는 약속을 담은 선언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씨앗으로 지목됩니다.

이날 영국은 앞서 발표한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중 투하를 이행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총리실은 이날 투하한 구호품 1차분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물품들이며 약 5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9억 3천만 원 상당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