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 보도로 서울구치소의 '독방 거래 의혹'이 알려지자, 법무부는 수사 대상에 오른 교도관을 직위 해제했습니다. 또 경찰은 일반적인 독방뿐 아니라 몸이 아픈 수용자를 위한 '의료 수용동 독거실'이 불법 거래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어서 최승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구치소에서 1인실인 '독거실'을 수용자에게 재배정해 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교정본부 교도관 A 씨.
'독방 거래 의혹'을 처음으로 알린 SBS 보도 하루만인 오늘(29일) 법무부는 A 씨를 직위해제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SBS에 "직위 해제된 교도관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추가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년 전 서울구치소 보안과 소속이었고, 최근까지는 교정본부 의료과에서 일했습니다.
수용자의 방 배정과 의료 수용동 독거실 현황을 관리하는 부서를 차례로 거친 겁니다.
경찰은 수용자 중 일부가 의료 수용동 독거실을 거래한 정황도 추가로 포착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몸이 아픈 수용자를 위한 의료 수용동 독거실은 에어컨과 온수 등을 쓸 수 있어 일반 수용동 독거실보다 훨씬 쾌적합니다.
[일반·의료수용동 독거실 경험자 : (의료수용동 독거실은) 겨울에는 난방 잘 되고 여름에는 또 냉방 잘 되고 천국이에요, 천국, 거기는. 사회랑 똑같아요. 그냥 일반 병원이라 생각하면 돼요.]
익명을 요구한 현직 지역 교도관은 SBS에 의료 수용동 독거실에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머무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현직 교도관 : 정말 아픈 사람들만 들어온 건 아니에요. '얘는 들어오면 안될 애 같은데? 멀쩡한데?' 하는 애들도 많이 들어와 있거든요.]
이번에 경찰이 압수수색 한 서울구치소는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수용률이 특히 높은 곳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8월 기준 수용률이 147.4%였는데, 2명이 머물 공간을 3명이 쓰고 있는 셈입니다.
전국의 다른 교정시설들도 과밀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비슷한 범죄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지적입니다.
[현직 교도관 : 아무래도 은폐된 장소다 보니까 100% 투명하게 한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교도관의 개인 비리를 넘어 조직적, 구조적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도 경찰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부분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설민환,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