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을 이유로 분양가보다 가격을 최대 25% 낮춰 계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입주자들은 재산 가치가 하락한다며 비대위를 구성해 항의하고 있는데, 시행사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영남 기자입니다.
<기자>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해 6월부터 전체 967세대 중 상당수는 입주했지만 일부 세대는 미분양돼 1년 이상 비어 있습니다.
그런데 미분양된 40평형대 물량에 대해 시행사가 최근 가격을 낮춰 계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먼저 입주한 가구 중 200여 세대는 꼼수 할인이라고 주장하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집단 항의에 나섰습니다.
상층 기준 분양가가 84제곱미터가 5억 8천100만 원, 99제곱미터는 7억 2천600만 원인데, 40평형을 25% 이상 낮춰 5억 4천210만 원 정도에 계약할 경우, 소형 평형의 분양가와 역전된다는 겁니다.
[강승훈/아파트 비대위(덕정6리 이장) : 지금 아무래도 34평형 가격보다 40평형이 더 싸게 돼 버리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 버리게 되니까 입주민들의 자산 가치 하락이 제일 큰 문제고요.]
시행사는 지난해 하반기 34평형에도 납부금을 10%가량 낮춘 바 있다며, 미분양 속에 납부금을 선납하는 세대에 대한 가격 차등이라고 설명합니다.
[시행사 홍보 관계자 : 실수요자분들의 자금 부담을 저희가 덜어 드리기 위한 분양가의 일부를 2년 뒤에 납부하는 잔금 유예 또는 선납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금액을 깎아주는 할인 분양은 아닌 것으로.]
시행사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 단지 중 약 25%인 240여 세대가 분양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입주민들은 시행사가 주민들과 소통은 외면한 채 기준 없는 '할인 분양'으로 형평성 문제를 낳고 있다며 울주군 등을 통해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학순 UBC, 그래픽 : 구정은 UBC)
UBC 이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