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년 최고 더위 육박, 8월엔 신기록 속출할 것
- 더 무시무시한 더위 오는데…죄송스러울 따름
- 폭염 원인?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잦은 출몰
- 삼면 바다에서 수증기 공급으로 열대야 지속시켜
- 올해가 이상기후 원년…내년 이후에도 더위 지속
- 폭염·폭우 늘 함께…지구 스스로 식히려는 메커니즘
- 9월 중순 되어야 시원해질 것, 처서 매직 없다
- 겨울 '삼한사온' 사라져, 이상고온·혹한 이어질 것
- 기후 위기로 전기 사용 급증…인류 경각심 가져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5년 7월 29일(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김백민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김태현 : 더워도 너무 더워요. 이 더위가 대체 언제까지 이어지는 건지, 날이 어느 순간 선선해지기는 할 건지 김백민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연결해서 궁금한 것들 다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백민 : 네, 안녕하세요.
▷김태현 : 교수님, 교수님도 이런 더위를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연구하시면서.
▶김백민 : 저도 정말 이 정도 더위는 경험한 게 처음인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이게 수치상으로도 역대급 더위예요, 지금?
▶김백민 : 정말 역대급이죠. 사실 기록으로 보면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는 94년하고 18년이었거든요.
▷김태현 : 94년 더웠죠.
▶김백민 : 아직까지 그 기록은 근소하게 최고치 경신에 실패하고 있지만 올해가 정말 무서운 게 뭐냐 하면요. 그때 기록들이 대부분 절기상 가장 더운 8월에 기록된 거거든요.
▷김태현 : 94년 더위도요.
▶김백민 : 그런데 아직까지도 7월이잖아요. 그래서 아직 더 무시무시한 더위가 남아 있다는 게 참 저도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김태현 : 근데 당장 더위가 어느 정도 더 갈 것으로 보세요?
▶김백민 : 일단은 8월 초까지는 이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도 보고 있고요.
▷김태현 : 8월 초요?
▶김백민 :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또 8월에. 원래 8월이 덥잖아요. 그래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태현 : 지금 최고 38, 39 이렇게 찍는 지역이 나오던데 40도 넘어가는 곳도 나올 수 있습니까?
▶김백민 : 네, 이미 40도 넘어가는 곳이 나왔고요. 경기도 안성에서 낮 기온이 40도를 넘었고요. 2018년 역대 폭염 기록은 2018년에 강원도 홍천에서 약 41도를 기록했었고요. 이 추세로 가면 올해도 8월에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국 각 지역에서 7월달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는 최고 기온 신기록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올해 그 기록, 신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김백민 : 네, 그럼요. 아직 8월이 남았습니다.
▷김태현 : 교수님, 역대 최고 더위가 94년에 한 번 있었고 그다음에 20년 동안 조용하다가 2018년 그다음에 지금 25년이잖아요. 최근에 계속 덥거든요. 그것도 주기가 좀 짧아지는 느낌인데 이 원인이 뭐예요, 도대체? 최근에.
▶김백민 : 원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이 기후 변화가 지구를 전체적으로 데우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패턴들을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그중에 중요한 패턴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거든요. 우리나라 주변에서 이 고기압 세력이 우리나라를 덮을 때면 햇빛이 계속 지면을 가열하기 때문에 이렇게 뜨거워지는데 우리 전문가들이 볼 때는 이러한 어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계속 자주 출몰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어서 이것은 어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그런 현상이라고 보입니다.
▷김태현 : 이게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잖아요. 이것 때문에 폭염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김백민 : 지금만 봐도, 지금 시점만 봐도 그런데요. 일단은 앞에서 말씀드렸던 2개의 거대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덮고 있는 상태에서 남쪽에서 태풍이 깨지면서 태풍이 발달했다가 소멸되면서 강력한 수증기 덩어리를 한반도로 밀어 올려버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굉장히 후텁지근한 그런 날씨가 지속되게 만들고 있어서요. 이런 어떤 수증기가 계속 우리나라로 공급이 될 때 어떤 특징이 있냐 하면 열대야가 지속이 됩니다. 작년에 아마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거의 한 달 반 이상 열대야가 수도권에 지속돼 가지고 우리가 잠 못 이루는 밤을 겪었거든요. 올해도 그런 현상이 지금 반복될 수 있고 열대야 기록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삼면이 바다, 수증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교수님, 내년에도 이럴 거라고 보세요? 계속 이러고 살아야 돼요?
▶김백민 : 이거 참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너무 곤란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실을 말씀드리면 올해가 사실은 이상기후가 일상화가 되는 그 원년이 아닌가. 저도 이런 더위는 처음 봤거든요. 그래서 이제 우리 기후과학자들이 보기에는 이 정도 수준의 더위가 앞으로 어느 정도 지속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이렇게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러면 이게 뉴노멀이 된다는 건데 교수님, 근데요. 이게 덥기만 한 게 아니라 또 폭우가 오잖아요. 그럼 막 덥고 그리고 비 오고 폭염, 폭우, 폭염 보고. 이게 안 좋은 게 2개가 지금 번갈아가면서 징검다리처럼 왔다갔다 계속 오는 건데 이것도 계속 이럴 수도 있다는 거예요, 폭우도? 폭염뿐만 아니라.
▶김백민 : 우리가 지구를 어떤 큰 기후시스템으로 볼 때 약간 자정 능력이 있거든요. 너무 더우면 스스로 식히려고 하는 매커니즘이 작동해요. 그게 이제 북태평양 고기압이 너무 심해져서 지면을 데우면 그 스스로 상승 기류가 발생해서 폭우를 또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김태현 : 나름대로 더위를 식히려는 겁니까, 그럼?
▶김백민 : 네, 지구를 식히려고 하는 거죠. 그리고 또 북쪽에서 한기가 내려와가지고 부딪쳐서 또 비를 만들어내서 뜨겁게 달궈진 대륙을 시키는 메커니즘이 있거든요. 그래서 폭염과 폭우는 어떻게 보면 함께 가는 그런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반드시 폭우를 동반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게 이제 뉴노멀처럼 앞으로 계속된다는 그런 말씀이신 건데, 폭염과 폭우가.
▶김백민 : 네. 기후 변화에서 가장 우리가 주의해야 될 건 날씨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거예요. 계속 더운 게 아니라 이런 어떤 극단적인 날씨들이 극단에 극단을 더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게 기후 변화의 특징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태현 : 지금 교수님, 문자가 하나 들어왔는데요. 홍수연 님께서 "처서 매직 없나요?"라고 질문을 주셨는데 그냥 없다고 답할까요, 저희가? 없죠?
▶김백민 : 올해는 조금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 폭우가 또 태풍이 들어와서 식혀주면 모를까.
▷김태현 : 홍수연 님 없습니다. 계속 더워요. 그러면 이 생각도 들어요. 여름에 이렇게 더우면 그래도 겨울은 좀 따뜻할 수 있지 않을까? 패딩 안 입고. 이게 좋은 건지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도 드는데 맞습니까?
▶김백민 : 이제 겨울은 여름 날씨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상관성은 전혀 없고요.
▷김태현 : 그래요?
▶김백민 : 또 겨울에 겨울 나름의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졌을 때 심한 추위가 또 찾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고요. 또 우리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삼한사온이 사라졌거든요. 그 대신 겨울이 이상고온 현상이 반대로 또 나타나서 너무 뜨겁다가 한 열흘 이상 또 갑자기 추위가 지속된다거나 하는 종잡을 수 없는 그런 기온 변동성이 겨울에도 출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태현 : 극단적인, 그러면 올 겨울도 굉장히 심하게 추울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말씀이신 거잖아요.
▶김백민 : 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태현 : 이 극단적인 기후 변화. 여름에 폭염, 폭우 그다음에 겨울에는 강추위.
▶김백민 : 한파.
▷김태현 : 한파. 이게요.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바꿔놓고 있다 이런 얘기들이 있던데 가장 먼저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어떤 영역입니까?
▶김백민 : 특히 최근 들어 겨울에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거든요. 여름에는 열사병, 겨울에는 독감. 이게 바로 급격한 기온 변동성 때문에 기후 변화 영향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게 사실은 IPCC 보고서에도 건강 분야라고 그랬거든요.
▷김태현 : 그렇겠죠.
▶김백민 : 그런 어떤 건강 관련 분야로 또 호흡기라든지 감염병 같은 것도 증가할 수 있고요. 말라리아 같은 것들이 우리나라에서 출몰한다든지 열대 지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질병들이 우리나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되고요. 또 하나는 냉난방 관련 에너지 소비가 당연히 급증하겠죠. 실제로 전기 수요가 굉장히 지금 폭증하고 있고요. 그다음으로 이어질 것은 식량 피해나 주거, 홍수 같은 거. 주거 영역으로 그 피해가 확산되는 걸로 보통 보고 있습니다.
▷김태현 : 교수님, 이거 기후가 집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얘기 있던데 이건 무슨 얘기예요?
▶김백민 : 제가 최근에 뉴스를 하나 봤는데요. 미국에서 부동산을 선택할 때 홍수 위험이나 가뭄 위험을 미리 예상해서 집값 변화를 계산해 주는 스타트업이 뜨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김태현 : 희한하네.
▶김백민 : 우리가 지금 아차 하는 순간에 기후 변화가 이미 우리 실생활, 가장 중요한 돈 문제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그러한 단적인 증거인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우리나라도 이제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김백민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지금 우리그것 겪고 있는 기후 위기, 극한 폭염의 원년이 올해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기후위기 차원에서도 올해가 중요하다는 거잖아요, 교수님.
▶김백민 : 그렇습니다.
▷김태현 : 그 이유는 뭔가요?
▶김백민 : 사실 기후위기뿐만이 아니라 우리 또 하나의 위기가 있죠. 인공지능시대에 너무 빠르게 진입함으로 인해서 인공지능 때문에 우리가 로봇에 진입해야 된다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기후학자로서 걱정하는 건 전기 사용량입니다. 최근에 화석연료에 의한 탄소 배출량이 급감하다가 인공지능의 전기 사용량 때문에 다시 폭증하고 있거든요. 이러다 보면 우리가 지금 재생에너지니 이런 트렌드보다 화석연료를 써서라도 이런 전기 수요를 충당해야 되는 상황이 나올 수가 있어서 우리가 기후 변화 대응에 올해 어떻게 우리 인류가 대처를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고 또 이상기후 측면에서도 올해 진짜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됐다고 누구라도 생각할 정도로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텍사스 홍수로 130명 사망하고 전 세계 도처에서 이상기후가 올해만큼 심했던 적이 잘 없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여러모로 올해가 정말 경각심을 가지고 인류가 정신을 차려야 할 그런 시점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교수님, 짧게요. 언제쯤 시원해질까 날짜 하나 주세요. 틀려도 괜찮습니다.
▶김백민 : 제 생각에 9월 중순은 돼야 될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백민 :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