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소속 정선아 사회복지사
자살 고위험군을 돕는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가 우연히 마포대교를 지나다 발견한 자살 시도자를 온몸으로 구해냈습니다.
오늘(29일)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소속 정 모 씨가 자살 시도자를 발견한 것은 지난 11일 새벽이었습니다.
우연히 친구와 함께 마포대교를 지나던 그는 2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난간 위에 발을 올린 채 난간 밖으로 뛰어내리려 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자살 시도 상황임을 알아챈 정 씨와 친구는 곧장 달려가 이들의 몸을 붙잡아 끌어낸 후 119에 신고했습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자살 시도자들은 난간 위에서 발버둥 치며 재차 뛰어내리려 했지만 정 씨와 친구는 10분간 온몸으로 막아낸 후 도착한 구조대에 무사히 인계했다고 한양대병원은 전했습니다.
정 씨가 자살 시도 장면을 보고 발빠르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정 씨가 하는 일이 자살 고위험군 관리였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인 정 씨가 근무하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 시도자의 재시도 예방을 위해 심리치료와 사회복지서비스 제공, 치료비 지원 등을 하는 곳입니다.
한양대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대응체계를 갖춘 곳으로, 2017년 문을 연 이래 연 500명 이상의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고 병원은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난간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것으로 보였던 두 사람이 갑자기 난간 위에 발을 올리고 뛰어내리려 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자살 시도 상황임을 직감했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자살 시도자와 매일 마주하는 직업적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반응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터에서 늘 자살 시도자를 만나는 정 씨지만 현장에서 직접 자살 시도 장면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실감했다"며 "앞으로도 누군가의 삶이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