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강의를 하는 피의자
외환 증거금 거래(FX) 상품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사설 FX 마진거래 업체 총책 60대 A 씨와 관리책 60대 B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또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이 업체 조직원 26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A 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하면 매월 5%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2천400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1천400억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FX 마진거래란 투자금을 증거금으로 입금한 뒤 외화 환율의 등락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차익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금융거래 상품의 일종입니다.
한국에서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제도권 증권사만이 판매할 수 있어 사설 FX 마진거래 업체는 모두 불법입니다.
이에 따라 A 씨는 싱가포르에 FX 마진거래 투자상품 판매 법인을, 말레이시아에는 이 거래를 위해 필요한 선물사 법인을 각각 설립해 외형적으로 번듯한 구조를 갖췄습니다.
B 씨는 투자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는 국내 법인을 세워 전국에 7개 지사를 두고 운영하면서, 투자 상품을 홍보하고 신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그 외 관련자들은 각 지역 지사장, 상위 직급자 등의 역할을 맡아 투자 강의를 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을 지속했습니다.
A 씨는 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한 이들로부터 받은 증거금을 선물사를 통해 LP(유동성 공급자) 업체에 입금해야 했으나,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투자금은 실제로 FX 마진거래에 쓰이지 않았으며,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이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제공되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계속됐습니다.
A 씨 일당의 범행은 수익금 지급 여력이 떨어진 지난해 6월 피해자가 발생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드러나게 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0여 년 전부터 FX 마진거래를 하며 수익을 낸 개인 투자자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방문판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B 씨와 손잡고 투자자를 끌어모아 이번 사건을 저질렀습니다.
현재까지 피해자 42명(피해액 70억 원)을 상대로 조사한 경찰은 향후 신고 접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좌 내역 및 투자금 유치 관련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한 범행 규모가 1천400억 원대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선물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본인이 관리자 권한인 점을 이용, 거래소 사이트상에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실제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표출해 피해자들을 속였고 본사와 지사, 1천 평 규모의 연수원을 구비하는 등 조직적인 구조를 갖추고 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