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번 정부도 그 전과 다를 바 없다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없다고 말했는데요.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반발하는 한미 훈련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5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사실만 짧게 보도한 뒤 침묵을 지켜오던 북한이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 첫 공식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를 조선과 한국을 뜻하는 '조한관계'로 표현하면서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되돌릴 수 없게 벗어났다"고 못 박았습니다.
대북방송 중단은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되돌려 세운 데 불과하다고 했고, 경주 APEC 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에 대해선 "헛된 망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여정은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선임자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며, 다음 달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았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해 오던 한미연합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이재명 정부의 남북 관계에 대한 태도를 1차 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신뢰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강유정/대통령실 대변인 : (이 대통령은) 평화적인 분위기 안에서 남북한의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미 훈련이 남북관계의 가늠자가 될 거라면서 이 대통령에게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한미연합훈련의 조정, 즉 연기나 축소를 건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통일부 장관뿐 아니라 국방부 장관 등 관련 부처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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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정식 북한 전문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김여정 담화에 나온 '조한관계'는?
[안정식/북한전문기자 : 보통 우리는 남북 관계. 북한은 북남 관계 이런 표현을 썼었죠. 이게 남북 관계, 북남 관계는 한 나라이기는 한 나라인데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이런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28일) 김여정 담화에서 쓴 조한관계. 즉,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과의 관계다" 이런 얘기인데 양쪽의 국호를 정식 국호를 쓰면서 "별개의 두 나라의 관계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나온 말인데요. 즉, 동족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는 뜻으로 보입니다.]
Q. 이재명 정부 대해서도 불신 표현?
[안정식/북한전문기자 : 오늘 담화문에 이런 표현이 있어요. "민주를 표방하듯 보수의 탈을 썼든" 이런 표현인데요. 이 말은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정국 관계다 이렇게 규정을 할 때 나왔던 말입니다. 즉, 민주당 정부든 보수 정부든 관계없이라는 뜻인데요. 한국은 화해 협력의 대상이 아니다. 왜냐, 어느 쪽이든 흡수 통일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겁니다. 오늘 이 표현을 다시 사용한 건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 정부로 정부가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노선이 바뀌는 건 아니다. 이걸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Q. 앞으로도 남북대화 안될까?
[안정식/북한전문기자 : 모든 건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세가 바뀌면 북한 입장도 달라지겠죠. 지금은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을 해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대남, 대미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별로 없습니다. 평양과 모스크바를 연결하는 직항 항공편까지 최근 개설된 상태인데요. 하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북한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이 정도로 던져놓고 한미 훈련 중단 문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재명 정부가 얼마나 끌려올지 관찰하겠다 이런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