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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못 쉴 텐데" 장비도 없이…폭염 속 또 맨홀 질식사고

<앵커>

이 폭염 속에 작업하다 숨지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에서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은 현재 위독한 상태인데요. 인천에서 맨홀 질식 사고로 두 명이 숨진 지 채 한 달도 안 돼 또 이런 비슷한 사고가 반복 겁니다. 

동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소마스크를 쓴 소방대원이 맨홀 안에서 손짓하고, 밧줄에 매달린 작업자가 구조됩니다.

어제(27일) 낮 12시 40분쯤, 서울 금천구의 한 맨홀 안에서 70대 작업자 2명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상수도 누수 복구 작업을 위해 맨홀에 들어간 작업자가 쓰러지자, 다른 작업자가 구조를 위해 추가로 맨홀에 들어갔는데, 두 사람 모두 맨홀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사람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한 명은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위독한 상태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당시 맨홀 안 산소 농도는 4.5% 미만으로 적정 산소 농도인 18%에 비해 턱없이 낮았습니다.

[공사 관계자 : 저 검은 뚜껑 열고 들어가잖아요. 열기 전에는 (산소가) 없다고 봐야지.]

산업안전보건법상 밀폐 공간 작업자는 작업 전 산소 농도를 측정하고 공기호흡기 등 안전보호구를 착용하게 돼 있지만, 사고 작업자들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맨홀 안 밀폐 공간은 요즘 같은 폭염에 더 위험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 6일에도 인천 계양구 맨홀에서 작업자 2명이 질식사했습니다.

[백승주/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여름철에 온도가 높아지면 반응 열이 더 많이 공급되는 거죠. 그렇다 보면 생산되는 가스도 많아지니까 유해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체감온도 35도 이상 시 야외작업 중단을 지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노재민, 디자인 : 박태영, 화면제공 : 금천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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