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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을 일 없다"…이재명 정부에 북한 첫 공식 퇴짜 [스프]

[이브닝 브리핑]

이브닝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 부부장은 오늘(28일) 아침, '조한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한국의 어떤 제안도 흥미가 없으며, 마주앉을 일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김여정식 북한말은 조건식이 복잡하기에 내용과 맥락을 풀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여정 담화 내용 살펴보니..4단락으로 대남-대미 메시지

이브닝김여정은 A4지 2장 분량의 담화에서 1) 이재명 정부에서 나오고 있는 대북 조치 변화와 제안들 평가 2) 윤석열 정부 시절 북이 선언한 적대적 2국가로의 남북한 규정 상기 3) 한미 동맹에 대한 불만과 특히 곧 있을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4) 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다는 공식 입장 재환기, 이렇게 단락을 구성했습니다.

1) 이재명 정부, 나름대로 성의있는 노력 기울이고 있지만..
대조선확성기방송중단, 삐라살포중지, 개별적 한국인들의 조선관광허용… 한국의 리재명 정부가 우리와의 관계개선의 희망을 갖고 집권직후부터 나름대로 기울이고 있는 《성의있는 노력》의 세부들이다. 한발 더 나가 신임 통일부 장관 정동영은 실종된 평화의 복귀와 무너진 남북관계의 복원을 운운하면서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 화해와 협력의 시간을 열어갈 것을 제안하였다.

2) 민주든 보수든 화해와 협력의 대상 될 수 없어
《민주》를 표방하든,《보수》의 탈을 썼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대단히 중대한 력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에 구속되여 매우 피곤하고 불편했던 력사와 결별하고 현실모순적인 기성개념까지 말끔히 털어버릴수 있었다.

3) 한미 동맹 맹신 여전..대규모 합동군사연습 강행할 것
리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보더라도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너머에서는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의 련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며 미한은 상투적 수법 그대로 저들이 산생시킨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보려고 획책할 것이다.

4) 어떤 제안도 흥미 없고, 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다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론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 립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 조한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이미 완전히 되돌릴 수 없게 벗어났다.

관심 없다면서..한미 연합훈련 짚어 요구 사항은 넌지시?

이브닝김여정의 담화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흥미가 없다면서 이재명 정부 조치에 미주알고주알 평가를 했다는 점과 후반부에 자신들이 불편해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콕 짚어 거론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노력은 나름 성의가 있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그러니 곧 있을 한미 훈련 좀 어떻게 해봐라.. 이런 주문으로도 읽히는 대목입니다. 정말 관심이 없는 상대라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을 텐데 말이죠.

한미는 다음 달 중순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을 시행할 예정인데, 북한이 이 연습의 축소나 연기를 내심 바라고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이 미국과 관세협상 타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협상 패키지에 미국의 방위비를 줄일 수 있는 안보 이슈가 포함돼 있다는 보도에도 북한이 귀를 기울이고 있을 법합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실시 때마다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때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정밀 폭격에서 보듯 막강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기동 시 상대할 전력이 마땅치 않다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일관되게.."평화 분위기 속 신뢰회복 중요"

이브닝정부는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전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평화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대통령실은 북측 입장에 유의하며, 남북간 불신의 벽이 높다는 걸 확인한 만큼 평화 정착을 위한 필요한 행동을 일관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보도자료
"정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 고위 당국자의 첫 대남 대화를 통해 표명된 북측 입장에 대해 유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적대 대결 정책으로 인해 남북간 불신의 벽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인 평화 정착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철학으로 정부는 적대와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일관되게 취해 나가고자 합니다"
통일부도 브리핑에서 "담화에 특별하게 적대적이거나 조롱하는 표현은 없었다"면서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동영 장관은 김여정 부부장이 언급한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훈련 조정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살을 붙였습니다.

틈틈이 대북 메시지, 트럼프-김정은 '탑다운 트리거' 언제?

이브닝지난 2019년 트럼프-김정은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아예 문을 닫은 듯했습니다. 그럴 법도 한 게 최고지도자가 열차로 베트남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민에게 협상 타결 기대감을 한껏 높여줬는데 빈손으로 돌아온 처지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북은 알려진 대로 핵무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북한을 '핵무력 국가(nuclear power)'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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