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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구하는 '닥터헬기'…계류장 없어 '발동동'

<앵커>

인천 권역 외상센터의 '닥터헬기'는 섬 지역 등 의료 취약지를 오가며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이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전용 계류장과 격납고를 마련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응급환자를 실은 닥터헬기가 인천 권역 외상 센터에 도착합니다.

작업 도중 7층 높이에서 추락한 환자로 머리 등 온몸에 중상을 입었지만, 응급 의료진이 탄 헬기가 출동해 환자를 빠르게 이송한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앙혁준/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두피상에 20cm 정도 열상이 있어서, 출혈도 아주 심했습니다. 1~2시간 정도 (이송이) 지연이 됐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사망할 수도 있는 그런 환자였죠.]

2011년 9월 전국에서 처음 운항을 시작한 이래 닥터헬기가 이송한 인천 지역 응급 환자는 모두 1천700명이 넘습니다.

중증 외상 환자와 급성뇌졸중 환자 같은 생명이 위중한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까지 1시간 20분가량이면 출동 가능해 섬 주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습니다.

[양혁준/가천대 길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저희가 출동하는 건수의 60% 정도가 도서 지역에 있는 환자들입니다. 응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닥터헬기 아니면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위급한 생명을 구하는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천 닥터헬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용 계류장과 격납고가 없어 군부대 등을 전전하며 15년째 떠돌고 있습니다.

폭설과 폭우, 태풍 같은 자연재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겁니다.

[김순심/인천시 보건의료정책과장 : 노상에 그냥 헬기가 활주로에 방치된 상태며, 겨울 같은 경우 헬기가 업니다. 그러면 정상출동을 위해서 한 30분 정도 녹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요.]

인천시가 어렵게 남동구 소유의 근린공원을 최적의 계류장 후보지로 정해 매입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해당 구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계류장 인근에 사는 일부 아파트 주민이 소음 등을 이유로 계류장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철상/인천 남동구의회 의원 (지난 22일) : 공익이라는 대의명분이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권리를 침해하면서 추진되고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계류장 후보지가 아파트 단지와 450m가량 떨어져 있는 데다, 헬기출동 건수도 일주일에 평균 두 차례 정도로 계류장 주변에 10m 높이 방음벽을 세우면 헬기 소음이 일상 소음 정도로 줄어든다는 게 시 설명입니다.

300만 인천 시민 모두를 위한 응급 의료 헬기인 만큼, 시와 구의회가 철저한 소음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 주민과의 대화와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오영택, 화면제공 : 가천대 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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