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배춧값이 1.5배 넘게 올랐지만 다음 주가 되면 더 오를 것 같아요."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웃돈 지난 25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는 평일임에도 주차장이 꼭대기 층까지 꽉 찰 정도로 고객들로 붐볐습니다.
장을 보러 나온 이 모(56)씨는 신선식품 코너에서 몇 번을 망설이다가 배추와 쪽파, 당근, 상추 등을 카트에 담았습니다.
이 씨는 "타 지역에 사는 자녀들이 휴가를 맞아 내려온대서 장을 보러 왔는데 2∼3주 사이에 가격이 또 올랐다"며 "쌈 채소만 따로 담아도 고깃값만큼 나올 것 같아 알 배추는 집었다가 내려놨다"고 말했습니다.
폭염에 이어 전국에 집중호우가 휩쓸면서 여름철 채소와 과일 소매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일부 품목은 여름 전보다 두 배 넘게 올라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을 망설이게 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천150원으로 지난달(3천621원)보다 42.23% 올랐습니다.
상추는 100g당 1천250원으로 지난달(965원)보다 29.53%, 시금치는 100g에 2천276원으로 전월(898원)보다 153.45% 급등했습니다.
제철 채소인 열무도 1kg당 3천919원으로 전월(2천545원)보다 53.99%나 상승했습니다.
오이·대파·풋고추 등은 2∼10% 가격이 올랐습니다.
무더위가 본격화하기 전인 두 달 전 배추 3천100원, 상추 790원, 시금치 670원, 열무는 2천100원대에 각각 거래됐습니다.
여름 과일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적었지만, 제철임에도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복숭아는 10개당 2만 629원으로 지난달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고 참외는 10개당 1만 8천806원으로 지난달(1만 8천998원)보다 1.01%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수박은 한 통당 2만 8천809원으로 전달(2만 2천635원)보다 27.28% 올랐습니다.
실제 이날 광주 A 마트의 배추 한 포기는 특품 5천800원과 할인 지원 상품 4천787원에 판매됐으며 B 마트의 가격은 4천990원이었습니다.
적상추는 A 마트에서 100g당 1천990원, B 마트에서 1천727원 선에 거래됐습니다.
시금치는 A 마트에서 100g당 2천990원, 열무는 한 봉당 A 마트 5천980원과 B마트 4천990원에 각각 판매됐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당분간 폭염이 지속되는 데다가 휴가철까지 겹쳐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형마트들은 가격 안정 도모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데 따른 고객 유치를 위해 자체 할인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