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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 전투기 발진' 5일 만에 늑장보고…집중 감사

<앵커>

우리 수송기가 무단으로 일본 영공 쪽으로 진입했다가, 일본 전투기가 긴급출격했단 소식 어제(24일)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공군은 이 사건을 쉬쉬하다가 닷새 만에야 국방부에 뒤늦게 보고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늑장 보고의 과정과 이유,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3일, 우리 공군 C-130 수송기는 사전협의도 없이 일본 가데나 기지에 착륙하기 위해서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무단으로 진입했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F-15J 전투기를 긴급발진시켜 대응했습니다.

SBS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 결과적으로 한국 공군기에 대해 (일본 전투기가) 긴급 발진하는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이며, 이런 일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일 군사 관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지만, 공군은 사건 발생 당일 국방부에 보고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 소식통은 "한일 군사 외교를 총괄하는 국방부는 공군의 '즉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나흘 만인 지난 17일, 국방부 몇몇 부서에서 일본 전투기 출격 관련 정보가 돌았고, 공군은 다음 날인 18일 늦은 오후에야 국방부 차관과 정책실장에게 공식 보고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소식통은 "국방부까지 소문이 번지자 공군이 마지못해 닷새 만에 보고한 꼴"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공군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숨기려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공군은 뒤늦게 국방부에 자진해서 보고했던 건데, 공군 핵심 관계자는 SBS에 "왜 이런 사안까지 국방부에 보고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모순된 논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공군본부와 공군작전사령부를 감사하고 있는 국방부 감사관실은 일본 측에 영공 통과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이유와 함께, 늑장 보고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방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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