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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kg 견디며 40도 '펄펄'…아스팔트 위 사투

<앵커>

극한의 폭염 속에서도 더위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맞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두꺼운 방화복이나 무거운 안전 장비까지 착용해야 하는 제복 공무원들입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져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과 경찰관의 하루를 최승훈, 권민규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기자>

오늘(25일) 오전 폭염 경보가 내려진 인천.

소방대원들이 다급히 소방차에 몸을 싣습니다.

물류창고에서 직원이 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접수된 겁니다.

[소방관 : 소독만 하는 건데, 이거 병원 가보셔야 해요. 만지지 마시고.]

응급처치는 기본, 벌집을 안전하게 제거합니다.

[최성규/인천 서부소방서 소방교 : 말벌 보호복입니다.  말벌은 구멍이 보이는 순간 거기로 침투하려는 습성이 있어서 모든 구멍을 차단하기 위해서.]

소매와 옷깃 곳곳을 빈틈없이 동여매 열기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흘러내리는 땀을 제대로 닦을 새도 없이 병원에서도 말벌에 쏘였단 신고가 들어와 바로 출동합니다.

벌집을 떼어 비닐봉지에 넣고, 살충제를 뿌리고 나자 얼굴은 땀범벅이 되고, 가슴에선 40도 넘는 열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최성규/인천 서부소방서 소방교 : 저희가 땀을 흘리면 누군가는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됩니다.]

화재 신고가 들어오면 한여름에도 두꺼운 방화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안전장비와 공기통까지 착용하면 소방관 1명이 짊어져야 하는 무게는 25kg에 달합니다.

직접 입어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 밑까지 차오릅니다.

[숨 쉬기도 힘들어요. 숨 쉴 수가 없습니다. 뛰려고 해도 몸이 안 움직여요.]

[최성규/인천 서부소방서 소방교 : 저희가 (옷을) 풀어헤치면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그거는 저희가 타협할 수 없는 거죠.]

폭염 속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 비단 소방관만의 몫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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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서 한낮의 열기를 고스란히 마주하는 경찰관들도 있습니다.

출근길 차량이 몰리는 아침 8시, 편도 5차로 도로 가운데에 SUV 차량이 베터리 방전으로 멈춰 섰습니다.

[저희가 밀어드릴 테니까 핸들 조작해서 (갈게요.)]

견인차가 차량을 옮기는 동안 안전고깔을 설치하고 차량 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입니다.

오전인데도 도로 옆 하수관 덮개 온도가 측정불가로 나올 만큼 무더운 날씨.

바쁘게 뛰어다닌 경찰들의 얼굴엔 연신 땀이 흐릅니다.

[하홍준 경장/동대문경찰서 교통안전계 : 아스팔트가 가열돼서 열이 저희한테 전달돼서 더 더운 것 같습니다. 애로사항이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낮 1시, 광화문광장을 지키는 기동경찰들도 폭염과 사투를 벌입니다.

함께 10분 정도 서봤는데, 머리가 핑 돕니다.

1시간 간격의 교대근무만 하루에 서너 차례, 기초질서 확립이라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버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유동균 순경/서울경찰청 제3기동단 32기동대 : 날씨가 덥다 보니까 마음 같아서는 저도 분수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아이들이 분수대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게 잘 지켜보는 게 제 역할입니다.]

불볕더위에도 묵묵히 흘리는 누군가의 땀방울이, 우리의 안전한 일상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최준식,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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