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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욕 나왔을 것"이라는 러트닉…'가격표' 올리는 트럼프 [스프]

[이브닝 브리핑]

이브닝
한미 관세협상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협상 담당 장관이 일정 중복을 이유로 회담을 전격 연기하는가 하면, 다른 장관은 한국의 조급한 처지를 즐기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돈만 낸다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가격표를 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최측근 상무장관 "미일 협상 결과에 한국서 욕 나왔을 것" 이브닝
러트닉 상무장관은 일본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한 다음 24일(미 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결과를 보고 한국에서 욕이 나왔을 것"이라며 협상력에 한껏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러트닉 미 상무장관
"한국은 일본과 서로를 주시하고 있고 미국과 너무나도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일본의 협상 결과를 보고나서 한국에서 '화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일본과 산업 및 수출구조가 비슷하고 특히 자동차와 부품이 대미 수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처지를 미국이 잘 알고 있다는 걸로 들렸고, 나아가 한국의 조급한 처지를 충분히 이용하겠다는 의도로까지 읽혔습니다.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15%로 결정됐는데, 한국차에 대한 세율은 한미 FTA로 무관세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25%로 발표한 상태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 대비 한국차의 가격 경쟁력은 5% 안팎이어서 지금대로라면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후 김정관 신임 산업부 장관을 만나 80분 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산업부는 보도참고자료에서 "김 장관이 러트닉 장관을 만나 한미 제조업 협력 강화 방안을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소개하면서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및 상호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면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던 셈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주말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스코틀랜드로 향한다고 합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25일)에 도착해 4일간 골프 라운드를 포함한 비공식 일정을 진행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사정에 밝은 통상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버디'인 러트닉 장관이 일본과의 합의를 마무리 지은 뒤 트럼프 소유 스코틀랜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길 걸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무장관은 "일정 중복"이라며 '노쇼'..정작 뚜렷한 일정은 없어 [이브닝 브리핑]
같은 날 오후로 잡혀있던 한미 재무-통상 2+2 회담은 베선트 재무장관의 납득하기 힘든 통보로 하루 직전에 연기됐습니다. 구윤철 기재부 장관이 미국으로 출발하기 1시간 전이었는데, 미 재무부는 "장관의 '일정 중복(scheduling conflict)'으로 인해 회담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5일 중복된 일정의 구체적인 이유와 추후 회담 시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scheduling conflict' : 겹치는 다른 정부와의 일정, 장관급 국제 회의, 또는 고위 정책 조정이 있을 때 사용하는 외교 관례적 표현. 두 개 이상의 일정이나 회의가 동일한 시간대에 중복돼 해당 인물이 모두 참석하거나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

베선트 장관이 러트닉 장관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할 지도 불투명합니다. 동행한다고 해도 공식 방문이 아닌 외유를 핑계로 예정된 한미 회담을 미룬다는 것은 외교적 결례 그 이상으로 봐야할 겁니다. 재무부 홈페이지와 미국 언론 보도를 찾아봐도 베선트 장관이 다른 중요 행사에 참석한다는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다음주 월화 이틀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 임해야 하기에 그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는 관측은 나오고 있습니다. 재무장관의 사실상 '노쇼'는 미국이 일본 다음으로 중국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만들면서 한국에게는 8월1일로 미국이 설정한 협상 시한에 쫓기게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격표' 더 올리는 트럼프.."시장 열면 관세 깎아준다" 사진 출처 : 댄 스커비노 X 다운로드백악관에서 이뤄진 일본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보다 1,500억 달러(약 206조)를 올려버리는 수완을 과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방문 중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 대상국 누구라도 일본처럼 큰 금액을 투자하면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돈을 내면 관세를 낮추도록 허용할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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